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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난해 1인당 GDP 1000달러 넘겼다" 논란

기사등록 : 2016-09-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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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1980년대 수준 회귀…짐바브웨·탄자니아 수준"
통일부 "북한 통계에 문제 많아 실질적 성장으로 보기 어렵다"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의 지난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000달러를 넘었다는 민간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통계에 문제가 많아 북한 경제가 성장했다는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미지=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2015년 북한 1인당 명목 GDP 추정' 보고서에서 "'HRI 북한 GDP 추정 모형'으로 산출한 결과 북한의 지난해 1인당 명목 GDP 값은 1013달러로 2014년(930달러)보다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1년 국가의 경제성장과 보건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용, 북한의 소득수준을 추정하는 'HRI 북한 GDP 추정모형'을 개발했다며, 2012년에는 이 모형의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매년 곡물생산량을 추가적으로 고려해 모형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경제력은 2000년대 들어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1980년대 후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북한은 1987년 1인당 명목 GDP가 986달러를 기록하며 경제력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으로 2000년대 초에 600달러 중반까지 하락했다.

연구원은 "북한 경제력을 남한과 비교하면 북한은 남한의 1970년대 중반 수준의 경제력으로 평가된다"면서 "북한의 1인당 명목 GDP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2015년 남한의 1인당 명목 GDP인 2만7195달러에 비해 북한의 1인당 명목 GDP는 약 3.7%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의 1인당 명목 GDP는 여타 공산주의 국가들과 아시아 국가들보다 현저히 낮은 경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1인당 명목 GDP는 사회주의 국가들인 중국(7990달러), 베트남(2088달러), 라오스(1779달러) 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북한과 유사한 인구 수준인 2000만명대를 가진 아시아 국가인 말레이시아, 네팔 등과 비교시 북한은 네팔(751달러)보다는 1인당 GDP 수준이 높았으나 말레이시아(9557달러)보다는 현저히 낮았다"고 소개했다.

또한 "아시아 국가 중 저개발 국가들인 방글라데시(1287달러), 미얀마(1292달러)보다도 북한의 소득 수준은 낮았다"면서 "북한보다 낮은 소득 수준을 가진 국가는 네팔을 제외하고는 아프리카의 최빈국들이었으며, 북한과 유사한 소득 수준을 가진 국가는 짐바브웨(1064달러), 탄자니아(942달러), 세네갈(913달러) 등"이라고 비교했다.

지난해 북한 경제를 보면 대내적으로는 농업 생산량이 상반기 동안 지속된 가뭄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보면 477만8000t으로 전년(534만7000t)보다 10.7%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화폐개혁 이후 불안정했던 북한 물가는 2013년 이후 다소 안정된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해 북한 쌀 가격은 1㎏당 5200원으로 전년(4925원)보다 5.6% 올랐다.

대외적으로는 북·중 교역은 감소했지만, 남·북 교역과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소폭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북·중 교역액은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이 줄어들면서 57억1000만달러를 기록, 전년(68억6000만달러)보다 16.8% 감소했다.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은 24억8000만달러로 12.6% 줄었고, 수입액은 32억3000만달러로 12.6% 감소했다.

반면 개성공단이 전면 폐쇄되기 전인 지난해 남·북 교역은 전년 대비 15.7% 늘어난 2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북한에서 남한으로의 반출액은 14억5000만달러로 20.4% 늘었으며, 반입액도 12억6000만달러로 10.7% 증가했다.

국제사회 대북 지원은 3187만 달러로 전년(2835만 달러)보다 12.4% 증가했다. 그러나 2011년(9711만 달러)이나 2012년(1만1748 달러)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현재 경제 수준은 자력으로 홀로서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남북 간의 높은 소득 격차로 통일비용 부담이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는 북한의 대략적인 소득 수준을 추정하는 것으로 정확한 북한의 GDP 변동을 설명하긴 어렵다는 게 정부 당국의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실질 GDP 성장률을 기준으로 지난해 북한이 1.1%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다. 1인당 명목 GDP와 실질 GDP가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도 격차가 상당히 크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0일 "북한의 경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통계에 문제가 있다"며 "북한의 정확한 통계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성장이다' 아니면 '후퇴다' 하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 정부당국에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성장이 여기 민간연구기관에서 나오듯이 이렇게 성장했다고 보지는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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