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내국인을 대상으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강원랜드가 연간 1조원대의 수익을 올리면서 도박중독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운천 의원(새누리당,전주을)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지난해 수익은 1조 5604억원으로 2002년 884억원과 비교하면 17배 이상 급성장했다.
최근 수익이 급증하면서 이익잉여금은 2조 9352억원으로 급증하면서 폐광지역개발기금 등의 납부에도 불구하고 사행산업 공공기관 세 곳 중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마사회는 8876억원, 그랜드코리아레저 4038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객은 총 313만3000명으로 이중 내국인이 309만5000명이며 외국인은 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카지노 고객의 98.8%가 내국인인 셈이다.
강원랜드 전경 <뉴스핌DB> |
하지만 강원랜드는 연간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면서도 도박중독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지노 내부에서는 신분증만 있으면 돈을 빌려주는 불법대출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으나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해가 떠 있을 때 돈을 빌리고 해가 진후에 돈을 갚지 않으면 이자가 발생하는 '햇빛꽁지', 달이 떠 있을 때 돈을 빌리는 '달빛꽁지' 등이 대표적이다.
사행사업감독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반인의 도박 유병률은 5.4% 수준이지만, 강원랜드 카지노 국내 이용객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무려 61.8%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강원랜드 카지노의 '본인 출입제한 시스템' 신청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도박중독으로부터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워 출입제한을 본인이 직접 신청한 이용객만 2만9337명이다. 이 중에서 7655명(26.1%)은 출입제한이 해제된 이후 다시 카지노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자 치유를 위해 '클락'(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담사가 고작 8명이어서 1명당 550명의 중독자를 담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예방 및 치유를 위해 집행한 사업비는 12억9500만원으로 카지노 수익의 0.1% 수준에 그쳤다.
정운천 의원은 "도박중독에 대한 관리·감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싱가포르의 경우는 복합리조트가 도입된 이후,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도박중독율이 오히려 0.7%로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카지노가 도박중독 관리를 제대로 강화하면 오락·관광·레저사업과 융합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큰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중독관리센터의 상담사를 증원하는 등 도박중독 치유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