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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벌금 감면에 숏베팅 헤지펀드 ‘당혹’

기사등록 : 2016-10-01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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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 진정에 6개월래 최대폭 상승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 도이체방크가 미국 법무부와 벌금을 54억달러로 감액하는 방안에 합의를 이룰 전망에 헤지펀드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당초 제시됐던 140억달러의 벌금으로 인해 도이체방크가 유동성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에 헤지펀드 업계가 앞다퉈 공매도를 포함한 숏베팅에 나섰으나 사상 최저치로 밀렸던 주가가 강한 반전을 이뤘기 때문.

적신호가 켜진 도이체방크 <사진=블룸버그>

30일(현지시각) 장중 한 때 주당 10유로 아래로 하락, 사상 최저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는 과정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던 헤지펀드들이 예상치 못했던 벌금 감면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가 미국 법무부와 벌금액을 54억달러로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에 근접했다. 이는 당초 알려졌던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 하락했던 주가는 상승세로 반전, 6.4% 랠리했다. 이는 6개월래 최대폭의 상승이다.

투자자들은 합의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구제금융 논란까지 번졌던 도이체방크 사태에 드라마틱한 반전이라는 평가다.

제롬 레그라스 악시옴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새롭게 제시된 벌금 규모는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도이체방크 주가가 최근 투매로 인해 폭락한 만큼 당분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도이체방크 주가가 강한 상승 모멘텀을 보였지만 여전히 올들어 50% 가까이 내리 꽂힌 상황이다.

앞서 일부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안도 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도이체방크의 주가 하락에 공격 베팅했던 헤지펀드다. 주가 상승 폭과 속도만큼 손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에 따르면 전체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물량이 29일 기준 13.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치는 주 초반 3.8%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업계에 따르면 자산 규모 1590억달러의 헤지펀드 AQR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도이체방크의 숏베팅에 나섰고, 마샬 웨이스와 디스커버리 캐피탈 매니지먼트, 하이필즈 캐피탈 매니지먼트 등 다수의 헤지펀드가 도이체방크의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관련 업계의 숏베팅은 최근 1주일 사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한편 월가 애널리스트는 미국 법무부의 벌금 감면에도 도이체방크가 올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과 이익 감소 속에 장기간에 걸쳐 자본적정성을 충족시키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줄어든 벌금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이라는 얘기다.

월가는 도이체방크가 수천 명의 감원과 위험자산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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