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박예슬 기자] ‘늦장 공시’와 신약 임상 중 사망 사고가 발생했지만 한미약품은 항암신약 ‘올무티닙’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부작용이 발견됐지만 대안이 없은 환자들에게 더 많은 이득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제넨텍과의 신약 기술 수출 소식을 알린 후 베링거인겔하임(BI)과의 계약 해지 공시를 늦게 올린 지적에 대해서도 ‘절차상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2일 오전 서울에 있는 한미약품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 회견에는 이관순 대표와 손지웅 부사장, 김재식 부사장 등이 배석했다.
▲ 올무티닙 부작용 3건 발견해 당국에 보고…연구 '계속'
한미약품은 올무티닙 사망 사고에 대해 설명했다. 올무티닙은 지난 5월 국내에서 27번째 신약(올리타)으로 인정 받은 항암 신약이다. 임상 2상 후 조건부 시판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부작용 3건(4·6·9월)이 발견됐다. 신약 투여로 피부가 괴사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중 2건은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한 건은 약재 영향으로 죽었고 다른 한 건은 환자 질환이 악화돼 사망했다.
손지웅 부사장은 “약재로 인한 사고라고 보고되지 않았지만 관찰되는 양상이 앞서 사망에 이르게 했던 사례와 유사하다”며 “종합적인 자문 결과 3건 모두 우리 약재와 관련돼 있다 판단해 연구자, 관계 당국과 연계해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BI와의 계약 해지도 해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BI와 약 8000억원이 넘는 올무티닙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글로벌 임상 2상 중이던 BI가 지난 29일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 올무티닙 연구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 업계에선 올무티닙 부작용 등 신약 효과에 대한 의문과 시장성 때문에 BI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손지웅 부사장은 "BI는 모든 임상 데이터에 대한 재평가 및 급변하는 폐암 치료제 시장의 동향을 고려해 (BI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스포서 변경 등을 통해 한미약품 책임하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악재가 있지만 올무티닙 연구를 이어간다고 강조한 것.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미약품 본사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올무티닙' 논란에 대해 설명하기 앞서 인사 및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
▲ "절차상 공시 늦어져…의도적 지연 아냐"
또 늦장 공시에 대해선 절차상 지연됐을 뿐 의도적인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9일 오후 4시 넘어 제넨텍과 약 1조원에 달하는 기술 수출 계약 소식을 알렸다. 이어 다음날인 30일 오전 9시30분쯤 BI와의 계약 해지 내용을 공시했다. 호재성 공시 후 악재성 공시를 늦게 올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재식 부사장은 "29일 저녁 7시6분 메일로 BI 통보를 받았다"며 "본건은 정정공시로 중요한 공시이기 때문에 30일 오전 8시30분 공시 담당자가 증권거래소에 방문했고 40분부터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인 받아서 9시29분 정정공시했다"며 "의도적이거나 다른 이유에 의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관순 대표는 "이번 계약 종료는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신약 과정 중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올무티닙이 글로벌 퍼스트 클래스 중 가장 처음으로 임상에 들어선 약물로 애착을 갖고 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