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년 1분기 50조를 발동할 뜻을 밝히면서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 6월23일 국민투표 이후 영국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비교적 강한 저항력을 과시했지만 실질적인 충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사진=블룸버그> |
EU 탈퇴 이후 영국의 단일시장 접근 수위를 주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날 버밍엄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메이 총리의 발언을 접한 뒤 브렉시트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3일(현지시각) 메이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 절차를 본격화하기 위한 50조 발동을 내년 1분기 이내에 개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년간에 걸친 EU 회원국과 협상을 통해 2019년 영국의 EU 탈퇴를 완료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이민법과 관련된 내용이다. 메이 총리는 “영국이 EU를 떠나는 것은 단순히 이민 통제를 포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하게 독립된 주권 국가로 서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영국이 이민 통제와 유럽 무역을 거래하려는 것으로 여기지만 잘못된 판단”이라고 못을 박았다.
앞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포함한 EU 정상들은 영국이 유럽인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단일 시장 접근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지난 6월 국민투표 이후 영국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지속적인 투자와 비즈니스를 권고했지만 이는 전적으로 협상 결과에 달린 문제다.
영국에 진입한 기업들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의 EU 단일시장 접근이 유지될 것인가에 따라 이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50조 발동의 첫 공식 발언에 시장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실질적인 협상 및 탈퇴 과정이 험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홀저 슈미딩 베렌버그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이른바 ‘하드(hard) 브렉시트’ 쪽을 선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의 싱크탱크 오픈 유럽의 라울 라파렐 이사 역시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의 연설은 전반적으로 영국이 단일시장을 탈퇴할 것이라는 입장을 제시한 셈”이라고 판단했다.
런던의 금융권은 영국이 유럽 단일시장에서 발을 뺄 경우 성장률에 커다란 흠집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제약 없는 금융 서비스 비즈니스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를 필두로 제조업계는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영국산업연맹의 캐롤라인 페어브레인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본격적인 EU 탈퇴 협상 시기라는 커다란 불확실성을 해소했지만 그 밖에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명료한 밑그림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라며 “기업들이 언제까지 안개 속에서 경영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