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 등으로 '정경유착'논란에 싸인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한 해산촉구가 거세지고 있다.
올해 들어 전경련은 어버이연합회 편법지원을 시작으로 재단 설립까지 연거푸 논란이 일면서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급기야 해체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경련에 대해 국회의원 73명이 해산촉구결의안에 서명했다.
결의안에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전형적인 정경유착으로 인식하고 전경련이 사법당국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동시에 조속히 자진 해산절차를 밟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정부가 공공기관을 전경련에서 즉각 탈퇴시키고 전경련의 법인 등록 취소 동의 조처를 취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대표로 이 결의안을 대표로 제출했다.
그동안 정치권 등에서는 전경련이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연구 단체로 거듭나는 등 환골탈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런 탓에 이미 전경련 회원에 탈퇴한 회원사는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9곳에 달한다. 이외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금융계열 공기업 5곳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탈퇴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악재에 회원사들도 자진 탈퇴하면서 전경련은 사상 최대위기를 맞은 꼴이 됐다. 전경련은 공기업을 비롯해 대기업 회원사들의 회비와 자체적인 건물 수임료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로 있던 공기업의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에 대한 전경련의 우회지원 논란에 이어 최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한 정경유착 의혹 등이 제기되자 전경련에 탈퇴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경련을 탈퇴한 공기업은 인천공항공사,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서부발전, 에너지공단, 석유관리원, 산업단지공단, 선박안전기술공단 9곳 이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전경련회관의 모습. |
하지만 전경련은 대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존재 이유가 명확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더욱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 논란에 대해 아직 확실히 입증된 게 없어 정치권에서 민간단체인 전경련의 해산을 강제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직 전경련 한 임원은 "자유시장 경제의 가치를 지키는 집단이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국내 집단이 전경련"이라고 말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14일 열린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전경련을 해체하라는 야권의 요구에 "법인의 설립 허가·취소는 헌법에 보장된 결사의 자유와 사적 자치의 원칙을 침해하는 사안이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렇게 전경련에 대한 비판이 정치권 안팎에서 일면서 전경련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향후 있을 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로 그동안 두번 연임한 바 있다.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차기 회장이 물망에 올라야 하지만 경기침체로 기업 경영활동도 어려운데다 안팎으로 전경련이 여러 의혹에 휩싸이면서 여러 후보자들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