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연말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과 유럽의 두 중앙은행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데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2월 통화정책 방향을 밝히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ECB가 양적완화 정책을 기존 계획보다 연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 |
◆ 드라기 "12월에 보자"
20일(현지시각) 정책금리를 모두 현 수준에서 동결한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12월에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12월 8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시행 중인 양적완화의 연장이나 축소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이날 드라기 총재가 12월까지 최대한 가능한 모든 선택의 여지를 열어두는 데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BNY멜론의 사이먼 데릭 애널리스트는 "드라기 총재는 12월 회의에 앞서 모든 선택 여지를 남기는 것이 가장 중요했을 것"이라며 "그 전에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논의를 삼갔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버딘자산운용의 제임스 애시 채권 투자 매니저는 "드라기 총재는 ECB가 테이퍼링을 곧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꺼뜨리고 싶었지만, 그가 이야기 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12월에 ECB가 어떤 생각을 할지 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진행된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이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한 드라기 총재는 성장의 하방 위험에 주목하면서 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테이퍼링보다는 내년 3월 종료될 예정인 현재 월 8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데릭 애널리스트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갑작스러운 종료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놀랍지 않았지만, 최소한 테이퍼링이라는 주제를 언급하긴 한 것"이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3월 이후로 매입 규모를 줄이더라도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지속할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브러더스 해리먼은 "드라기 총재는 12월 기대를 꺾어놓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며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연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블룸버그> |
◆ 연준도 1년 만에 금리 정상화 재개
1년 만에 금리 정상화를 재개할 것으로 보이는 연준의 움직임도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약 10년 만에 첫 기준금리 인상 후 지난 9월 회의까지 금리를 0.25~0.50%로 유지해왔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12월 13~14일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 대선 전 열리는 11월 FOMC보다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12월에 정책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3.6%로 반영 중이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경제가 현재 궤도에 계속 머문다면 올해 후반 기준금리 인상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12월은 굉장히 흥미로운 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