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와 정크본드가 뚜렷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지난달 이후 S&P500 지수가 완만하게 하락한 데 반해 정크본드가 연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것.
대표적인 위험자산의 이 같은 탈동조화는 이례적인 것으로, 두 가지 중 한 가지 자산의 가격이 결국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아이셰어 아이복스 하이일드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달 이후 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1.85% 떨어진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주가와 정크본드는 강한 동조 현상을 나타냈고,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졌다.
두 가지 위험자산은 지난 2월 나란히 저점을 찍은 뒤 반등했고,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에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달 이후 두 개 자산이 상반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정크본드가 주식시장을 이끌었다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 일반적인 견해”라며 “이 같은 주장이 정확하다면 주식시장이 상승 모멘텀을 회복하며 정크본드와 수익률 간극을 좁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정크본드의 강세 흐름의 배경으로 국제 유가의 상승을 지목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과 유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지지를 얻는 모습이다.
하이일드 본드 전체 물량 가운데 에너지 섹터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유가 반등이 관련 채권의 상승을 부추겼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에너지 섹터 역시 두각을 나타냈다.
프랭크 카펠레리 인스티넷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정크본드 ETF가 하락했을 때 S&P500 지수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며 “방향을 주도한 것이 주식이 아니라 정크본드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강세를 보인 정크본드가 하락 반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가가 약세로 전환할 경우 특히 ‘관련 채권이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 정크본드의 ‘팔자’가 주식시장으로 확산, 주가 역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