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연초 이후 두 자릿수의 상승을 기록,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석유 업계가 신규 투자를 재개하고 나섰다.
2014년 중반에 시작된 유가 폭락 이후 종적을 감췄던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 투자가 가동되자 시장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원유 저장 시설 <출처=블룸버그> |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석유 탐사 및 생산 투자 규모는 2014년 7000억달러에서 올해 380억달러로 급감했다.
업계는 기존에 추진하던 대형 프로젝트를 축소하거나 중단한 한편 계획을 보류했고, 이 때문에 지난 2년간 신규 프로젝트는 찾아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내외에서 안정을 찾고 있는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통해 수급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메이저 업체들을 중심으로 투자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날 영국 석유업체 BP의 밥 더들리 대표는 ‘오일 앤 머니’ 컨퍼런스에서 “상당수에 이르는 대규모 석유 업체들이 최근 신규 투자의 최종 결정을 내렸고, 내년 투자 승인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과거에 비해 투자 결정이 보수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투자 재개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셰브런의 알리 모시리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대표 역시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를 경우 셰일 업체들이 투자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들리 대표는 내년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올해 배럴당 최저 28달러까지 밀렸던 유가가 크게 안정을 찾는 셈이 된다.
투자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 에너지 업계의 고용도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 2년간 글로벌 석유 업체들이 수만 명에 이르는 감원을 단행했고, 미국의 고용 지표에도 에너지 섹터가 커다란 흠집을 냈다.
하지만 최근 석유 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성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OPEC과 석유 업계가 모두 신중해야 한다”며 “유가를 지나치게 끌어올렸다가는 미국의 산유량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한편 중국이나 콜롬비아 등 산유국의 감산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나치게 가파른 유가 상승은 원유 수요 회복을 꺾어 놓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