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에 대한 국정개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관가도 참담한 분위기다.
정권 후반기 주요 경제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칫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뜻밖의 사태에 당혹감 고조…"주요 정책 차질 우려"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포함해 당선 소감문, 국무회의 자료 등 청와대 극비문서를 사전에 입수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26일 청와대 앞 교차로 신호등에 빨간 불이 켜져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26일 관가의 분위기는 일단 뜻밖의 사태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뜻밖의 상황에 당혹스런 분위기가 팽배하다"면서 "정권 후반기에 현안이 산적한데 자칫 동력이 상실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다른 부처의 한 관계자도 "정치권의 혼란이 커지면서 현안 관련 법개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당장 이달 말 발표 예정이었던 '조선업종 구조조정 방안'이 예정대로 발표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추가적인 자금지원 여부가 관건인데 부처 간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최종적인 결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부처 한 관계자는 "결국 대우조선에 추가 지원을 통해 살리느냐 문제인데, 이는 일개 부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위(청와대)에서 방향을 잡아줘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 공공기관장 인사도 '불통'…내정자 없어 눈치만
정치권의 혼돈은 공공기관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주고 있다. 임기가 끝난 곳이 한두 곳이 아니지만 후임자를 선임하지 못하고 예산만 축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중 기관장의 임기가 끝난 곳은 모두 7곳이다(그림 참고). 이 중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발전, 서부발전, 대한석탄공사 4곳은 공모를 통해 복수의 후보가 선임됐지만 언제쯤 임명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지난 3월 김동원 이사장의 사임으로 공석이지만 7개월째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산업기술진흥원과 한국전력기술도 임기가 이미 끝났지만 공모 절차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내정자가 있어야 비로소 공모를 진행하는 게 공공기관의 현실이나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내정자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공기업 중에는 무역보험공사 김영학 사장의 임기가 오는 12월에,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도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공모는 엄두를 내지도 못하고 있다.
한 공공기관 핵심 관계자는 "(기관장)임기가 끝났지만 유력 후보군이 없어 아직 공모 절차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업계획이나 핵심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 차질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