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글로벌 경쟁 격화와 3분기 파업 등으로 인해 최악의 실적을 받은 현대자동차가 올해 판매 목표에 대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남은 4분기에 전사 역량을 총집중할 방침이지만, 내수 시장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탓에 당분간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현대차 재경본부장인 최병철 부사장은 26일, 3분기 경영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체적인 판매 악화와 국내 파업 장기화까지 겹쳐 올해 판매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이를 위해 4분기에 모든 역량을 투입, 국내에는 신형 그랜저와 해외에는 제네시스 판매를 확대하겠다”며 “신흥 시장에는 크레타 등을 통해 소형 SUV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내달 15일 출시를 앞둔 신형 그랜저를, 해외에서는 성장세인 SUV와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를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최 부사장은 “4분기와 내년에 미국 시장의 경쟁 심화는 지속될 것”이라며 “투싼과 싼타페로 점유율을 높이고, 미국 공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마케팅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에 대해선 “신차인 베르나 공급을 확대하고, 연말 종료 예정인 구매세 인하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창저우 4공장을 비롯해 5공장도 건설 중인 만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3분기 중국에서 25만6000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었다. 올들어 3분기 누적 기준 판매량은 77만9000대로, 7.5% 증가세를 나타냈다. 신차인 링동과 SUV 공급에 따라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신형 그랜저와 지난달 출시된 신형 i30로 부진을 만회할 방침이다.
구자용 IR담당 상무는 “3분기 파업 장기화와 경쟁 차종 출시로 판매가 감소했다”면서 “미출고된 제네시스와 신형 i30, 신형 그랜저로 4분기 판매 모멘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법인 수요 공략과 금융연계 상품 등으로 위축된 자동차 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3분기 경영 실적은 ▲판매 108만4674대 ▲매출액 22조837억원(자동차 16조6181억원, 금융 및 기타 5조4656억원) ▲영업이익 1조681억원 ▲경상이익 1조4947억원 ▲당기순이익 1조1188억원이다.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29.0% 감소했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각각 12.4%, 7.2%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당초 증권가에서 예측한 전망치인 15~20% 감소폭을 넘은 것으로, 영업이익 1조원대를 겨우 턱걸이하게 됐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치다.
3분기 실적이 급감하면서, 올해 판매 목표 수정도 불가피해보인다.
현대차는 3분기 누적 전 세계에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347만7911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 3.3% 감소한 48만1248대를 판매했으며, 해외에서 1.4% 감소한 299만6663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올해 판매 목표인 501만대를 달성하기 위해선 오는 12월까지 153만대를 판매해야 한다. 올들어 3분기까지 월평균 판매량은 38만대 수준으로, 이 보다 34% 판매량 증가가 있어야만 도달 가능한 규모다.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한 4조172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 또한 1.2%p 하락하며 6.0%를 나타냈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6.6% 감소한 6조397억원 및 4조6508억원에 머물렀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개선 활동을 통해 불확실성 및 산업 환경 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제고하고, 생산성 향상과 전사적인 비용 절감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4분기 신형 그랜저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고 중국 창저우공장에서 위에나(신형 베르나)가 출시되는 만큼 신차효과를 최대화하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SUV 및 제네시스 모델의 공급 증대 등을 통해 판매 확대는 물론 상품 믹스 개선 또한 이루어 내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