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인플레이션 상승을 겨냥한 투자 전략을 동원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월가에 번지고 있다.
미국부터 일본까지 주요국 중앙은행은 장기간 드러누웠던 일드커브가 고개를 들도록 용인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정책자들이 인플레인션 상승을 원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추세다.
하지만 채권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이를 직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상승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은 실정이라는 것이 월가 투자은행(IB)권의 지적이다.
모간 스탠리와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핌코와 M&G, 리걸 앤 제네럴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포트폴리오 내 듀레이션을 축소하는 움직임이다. 장기물 채권 투자 비중을 적극 줄이고 나섰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초저금리에 안주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사우디 아라비아의 30년물 채권 발행에 1700여개 기관 투자자들이 입찰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이 50년 만기 국채를 성공리에 발행했다. 최근 오스트리아는 70년물 국채를 20억유로 규모로 매각했다.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군드라크 대표는 물가연동채권(TIPS) 매입을 권고했다. 지난 2014년 말 TIPS를 ‘루저’라고 평가했던 그는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회복 조짐을 근거로 관련 채권의 매입을 주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TIPS는 올들어 7.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국채 수익률인 4.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배당 재투자 수익률까지 감안한S&P500 지수의 수익률이 7%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TIPS의 상승폭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피터 졸리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 리서치 헤드 역시 “구조적인 저인플레이션이 거의 종료됐다”며 “국제 유가가 현 수준에 머물 경우 내년 초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 도노반 UBS 이코노미스트도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 상승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물가 상승 압박은 이미 현실화됐고,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고 주장했다.
골드만 삭스와 핌코 역시 인플레이션 상승을 겨냥한 투자 전략을 권고했다. 골드만 삭스 애셋 매니지먼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BofA는 투자 보고서에서 TIPS 이외에 경기순환주 베팅을 추천했다. 또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교체에 나섰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