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필두로 자산운용사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적극 대비하고 나서 주목된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이 장기간에 걸친 비전통적 부양책으로 살려내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이번에는 실제로 뛸 것이라는 관측이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88년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물가연계채권(TIPS)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핌코는 630억달러 규모의 채권펀드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을 축소하는 움직임이다. 상황은 야누스 캐피탈과 더블라인 캐피탈 등 대규모 기관들 역시 마찬가지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금리 리스크를 헤지하는 데 팔을 걷었다. 초저금리에 안주하고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질책을 받았던 투자업계가 상이한 행보를 취하는 것은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 데 따른 결과다.
부채위기 이후 고강도 긴축에 나섰던 유로존 회원국이 이를 종료하거나 재정확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통화정책 효과가 힘을 다한 것으로 평가 받는 선진국 역시 경기 부양의 무게를 재정정책으로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앙은행의 장밋빛 인플레이션 전망이 장기간에 걸쳐 빗나가는 상황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새로운 행정부를 구성하면서 재정 확대를 통한 실물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며 “다만 재정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일정 기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JP모간은 투자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의 재정확대 정책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을 7년만에 처음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댄 이바신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는 “주요국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 움직임이 금리 리스크를 보다 광범위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며 “성장률 개선이 완만한 인플레이션 상승을 의미하는 리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중장기적인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