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기아자동차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장기화되며 좀처럼 타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협 타결을 마무리 짓고 신차 출시를 앞둔 것과 달리 기아차의 경우 파업 여파 등으로 신차 출시까지 미뤄지면서 4분기 실적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 8월 12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파업했다.
기아차 노조의 쟁의행위는 이번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노조 측이 지난 28일 조별 4시간 부분파업에 앞서 "주말동안 사측에서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추가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기아차의 임단협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에선 현대차가 12월 24일에 협상을 마무리 짓자, 기아차는 현대차 협상안을 참고 삼아 그 2주 뒤인 올해 1월 11일에 임단협을 종료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현대차의 협상은 지난해보다 두달여 앞선 10월 14일에 완료됐지만, 기아차 노조가 투쟁기조를 '현대차와의 임금차별 철폐'로 잡으면서 노사는 합의안도 아직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라인<사진=기아차> |
현재 기아차 사측은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성과금 350%+330만원 ▲주식 30주 지급 ▲전통시장상품권 50만원 등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는 사측이 최초 제시한 조건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지만, 노조 측은 "현대차와 임금차이가 연간 17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한 노사는 임금 뿐만 아니라 통상임금 및 비정규직 문제에서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는 현재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차별 철폐와 함께 해고된 비정규직을 복직시킬 것을 사측에 요구 중이다.
임단협과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자연스레 기아차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파업이 이어졌던 지난 3분기 기아차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한 524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3분기 6만4000대에 달하는 국내 생산차질이 발생하며 총 내수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어든 11만9710대에 머물렀다.
게다가 당초 11월로 예정됐던 신형 모닝의 출시까지 내년 1월로 연기되면서 기아차로서는 4분기 회복을 위한 뾰족한 방안이 없는 상태다. 이는 현대차가 임금협상을 마치고 11월 출시할 신형 그랜저로 내수시장 회복을 노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아차는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 출시, 임단협 부진 등 다양한 이유를 고려해 전략적 판단에서 모닝 출시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임금협상과 관련해 진전사항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앞선 예측대로 올해 전체 판매목표(312만대)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