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예슬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매출이 상당 부분 해외 제약사의 도입 품목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 3분기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 2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늘었고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88.7% 성장했다.
이번 분기 종근당이 이례적인 호실적을 보인 원인은 올초 다국적제약사의 대형품목을 대거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종근당은 기존 대웅제약이 판매하던 MSD의 ‘자누비아’ 시리즈 및 고지혈증치료제 ‘바이토린’, ‘아토젯’ 등 5개 품목의 판권과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의 뇌질환치료제 ‘글리아티린’의 판권을 가져왔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의 3분기 매출액은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대웅제약은 같은 기간 매출액은 1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3%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41.61% 감소한 89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자누비아 시리즈, 글리아티린 등의 판권을 잃으면서 매출에도 타격을 입은 것. 자체 제품인 ‘우루사’, ‘나보타’ 등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도입품목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했다는 평이다.
실제 상위 제약사의 도입품목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매출 1위 유한양행도 다국적제약사의 도입품목 매출이 외형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누적 매출액 9643억원을 기록한 유한양행의 매출 상위권 처방약은 대부분 도입제품이다. 이 기간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가 1031억원, 당뇨치료제 ‘트라젠타’는 730억원, 고혈압제제 ‘트윈스타’는 632억원으로 모두 도입약이다. 지난 상반기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의존도는 70%를 넘었다.
상위 제약사의 높은 도입품목 의존도는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상위 제약사들도 정작 수익성 측면에서는 하향세를 보였다. 유한양행은 3분기 영업이익이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0%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상품매출 증가에 따라 매출원가율, 비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도입약인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성장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실적을 거둔 녹십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한편, 제약사 입장에서는 약가인하와 경쟁 심화라는 악재 속에서 안정적인 R&D 투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도입품목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자체 개발 제품의 실적이 저조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8.5%, 89.3% 감소했다. 자체 제품인 ‘스티렌’이 올 7월부터 약가가 30.9% 인하되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2% 감소한 60억원에 그쳤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