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트럼프 후보의 선전에 바짝 긴장하며 그의 당선 가능성을 재평가 하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각) 오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하락 중이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1%포인트 앞서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위축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내놓은 이후 결과가 뒤집어진 것이다. 미국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약세를 보이며 '트럼프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와 참가자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보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시 월가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근처를 지나가는 행인들<사진=블룸버그> |
CMC마켓의 마거릿 양 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시장은 이미 클린턴의 승리를 반영했다"며 "클린턴 후보가 승리할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클린턴 후보의 승리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가 대권을 쥐게 될 경우 금융시장 상황은 보다 극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꽤 높아서 트럼프 후보의 승리는 엄청난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다"며 "많은 투자자가 그것을 고전적 '블랙스완'(예기치 못 한 시장 충격) 이벤트로 생각할 것이며 시장의 반응도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보다 혹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브렉시트 결정 후 S&P500 지수는 이틀간 5.3% 떨어졌으며 유럽 등 다른 지역의 증시는 더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앤서니 로스 수석 투자 책임자는 CNBC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주식시장이 10% 떨어지고 다른 시장들과 외환시장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스는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S&P500지수가 11~13%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불확실성 속에서 가치가 뛰는 자산은 금이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11시 16분 현재 12월물 금 선물은 전날보다 온스당 1.24% 오른 1304.00달러를 기록 중이다.
컨버젝스의 니콜라스 콜라스 투자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장은 확신하던 결과에서 '동전뒤집기' 결과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금값이 오르는 것은 트럼프 승리에 대한 공포로 투자자들이 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위험자산이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재조정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