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12월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다음 주 치러지는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어 대선 결과가 12월 미국 통화정책에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연준은 2일(현지시각)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로 동결하고 금리 인상의 근거가 계속 강화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경제가 목표치를 향해 계속 진전하고 있다는 추가 근거를 기다리겠다던 연준은 이번 달 성명에서 '약간의'(some)의 증거를 기다리겠다고 밝혀 금리 인상 시점이 다가왔음을 시사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블룸버그> |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갈 것이라는 자신감도 강화했다. 연준은 단기적으로 앞선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던 기존 문구를 삭제했으며 물가가 올해 초보다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연준이 다음 주 미 대선 불확실성으로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고 판단했다. 연준의 이날 발표 후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날 68%보다 높은 78%로 반영 중이다.
지난 9월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은 올해 한 차례 FOMC 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웰스파고펀드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로이터에 "연준은 목표를 향해 진전하고 있다는 약간의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는 문구를 삽입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시험하고 있다"며 "약간의 고용보고서가 그것을 할 수 있어 12월이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말했다.
PNC파이낸셜서비스의 거스 파우처 이코노미스트는 "'약간의'라는 단어를 새로 넣은 것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위해 9월 중순 회의 때보다 증거가 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대체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 이후 세자릿수로 낙폭을 늘리기도 했지만 이 중 대부분을 반납했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하락 중이다. 정책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4bp(1bp=0.01%포인트) 내린 0.8213%를 기록했으며 10년 만기 미 국채도 2.5bp 내려 거래되고 있다.
일부에선 미국의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연준이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이코노미스트는 "대선은 연준의 계획을 탈선시킬 수 있다"며 "트럼프 후보 승리의 충격이 주식시장의 급락을 야기한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 전략가는 "(연준의) 성명서는 12월 금리 인상 전망과 일치했다"며 "대선이 12월 금리 인상에 주요 위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