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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브라질 중앙은행이 4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국내 금융기관들이 투자 '확대'를 주문하고 나섰다. 헤알화 하락으로 인해 손실을 봤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 자금이 브라질 국채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봤다.
2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1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11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에서 5곳이 브라질 국채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확대'의견은 없고, '유지' 견해만 9곳이었다. 이달 들어 브라질 국채에 대한 시각이 바뀐 셈이다. 비중 '축소'를 제안한 곳은 3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4.25%에서 14%로 0.25%p포인트 내렸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향후 2~3년에 걸친 완화 사이클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물가안정이라는 조건이 충족됨을 전제로 한 것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라질 기준금리는 11월과 12월 추가로 인하돼, 내년 말에는 11.5~12.5%, 2018년 10.5~11%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유지'에서 이달 '확대'로 투자 의견을 바꾼 차은주 삼성생명 WM사업부 수석 투자전문가는 "브라질의 경우 주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채권 쪽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며 "물가가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1년 내에 150bp 가량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헤알화 환율의 움직임도 브라질 국채 투자에 긍정적 흐름이다. 기준금리 인하 당일에도 헤알화는 오히려 전일 대비 강해지며 0.58% 내린 달러당 3.17헤알을 나타냈다. 또 원화 대비로 보면 1년 이상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헤알화 가치는 1헤알 당 284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현재 355원까지 올라왔다. 저점 대비로 25% 올라왔지만 고점인 2011년에 비하면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다.
박현식 KEB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브라질 채권투자는 금리도 중요하지만 환 투자라는 점도 고려를 해야 한다"며 "지난 몇 년간 브라질이 정치적 혼란을 겪고 경제도 불황인 탓에 통화가치가 떨어졌지만 올해부터 안정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에 대해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달러자산을 중심으로 한 분산투자를 주문했다. 채권 수익률이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데다가 통화정책 무용론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으므로 채권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태동 메리츠종금증권 글로벌트레이딩 총괄 상무는 "현금 비중을 늘려라"고 단언했다. 박 상무는 "미국의 금리 인상 뿐만 아니라 글로벌 통화완화 정책이 끝나간다는 것이 더 큰 이유"라며 "돈의 힘으로 상승한 자산가격들이 추가 상승할 여력 없는 상황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자산배분실 연구위원은 "채권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모멘텀을 보유한 일부 선진국중심의 주식자산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또한 최근 달러 강세로 큰 낙폭을 보인 금에 대한 저가 매수세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