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50개 주에 걸친 유권자 약 2억2500만명 가운데 1억3000만명의 유권자가 다음 미국의 대통령 선출을 위해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이번 투표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한 투표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각종 입법 과정에서 주요 영향력을 행사할 연방 상·하원 의원 투표도 함께 진행된다. 이와 관련 8일 미국 대선에서 주시해야 할 4가지 주요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주시해야 할 경합 지역 10곳
미국 대선은 특정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그 주에 걸린 모든 선거인단을 차지하는 승자 독식제를 취한다.
따라서 클린턴과 트럼프, 두 후보의 혼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10개(▲애리조나 (11, 선거인단 수) ▲콜로라도(9) ▲플로리다(29) ▲아이오와(6) ▲네바다(6) ▲뉴 햄프셔(4) ▲노스캐롤라이나(15) ▲오하이오(18) ▲펜실베니아(20) ▲버지니아(13)) 경합주 결과에 따라 대선 승패도 판가름 날 예정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현재 클린턴이 전체 선거인단 예측 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최대 격전지라고 불리는 플로리다(29)와 오하이오(18)에서 패하더라도 유리한 상황에는 변함이 없지만 만약 선거인단 수가 최대로 걸린 펜실베니아(20)와 노스캐롤라이나(15)를 내주게 될 경우, 이는 클린턴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에서 패배할 경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다. 클린턴에게 노스 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주의 승패 여부는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에 달렸다. 또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지역인 애리조나, 플로리다, 네바다 주의 라틴계 유권자 투표율도 클린턴에게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일 경우 조지아(16), 미시건(16), 유타(6), 위스콘신(10)이 중요 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조지아와 유타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거점이라고 불리는 반면, 미시건과 위스콘신은 민주당의 아성으로 일컬어진다.
◆ 투표 윤곽, 한국시간 9일 1시쯤
미국 전역에서는 투표 진행과 동시에 출구 조사가 진행되고, 그 결과는 주별로 투표가 끝나자마자 발표된다. 따라서 차기 미국 대통령의 윤곽은 8일 밤(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기준 9일 오후 1시경)이 돼야 드러날 것으로 예측된다.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에서 개표가 시작되고 나서 2∼3시간이 지나야 표심의 향방이 뚜렷해지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투표가 끝나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 누가 우세한지를 본격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다음은 주별 투표 종료 예상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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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동부시간 오후 6시(한국시간 9일 오전 8시)에 인디애나(11)와 켄터키(8)에서 첫 번째 투표가 종료될 예정이다. 인디애나와 켄터키는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불린다.
오후 7시(한국시간 오전 9시)에는 '격전지'인 플로리다(29), 버지니아(13), 조지아(16), 사우스 캐롤라이나(9), 버몬트(3)의 투표가 종료된다. 이때 부터 미국 언론들은 켄터키(9), 버몬트, 사우스 캐롤라니아와 같은 양당 후보의 우세 지역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플로리다는 개표 결과가 늦게 발표될 수 있어 섣불리 당선자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플로리다에서 공식 개표가 발표되는 데 나흘이나 걸린 바 있다.
오후 7시 반(오전 9시 반)에는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고 불리는 오하이오(18)와 노스캐롤라이나(15) 투표가 종료된다.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 지역이라고 불리는 오하이오에서 자신의 보호 무역 정책의 이점에 대해 어필하며 대규모 유세 공세를 펼쳐왔다.
오후 8시(오전 10시)에는 펜실베니아(20), 앨러바마(9), 코네티컷(7), 콜롬비아(3), 일리노이(20) 등의 투표가 종료된다. 이곳서는 펜실베니아 개표 결과가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이 펜실베니아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오후 10시(오후 12시)에는 애리조나(11)와 유타(6) 지역 등의 투표가 종료될 예정이다. 애리조나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우세 지역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요 격전지 중 하나가 됐다. 유타 역시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트럼프와 클린턴이 모두 이기지 못하는 지역이 될 수 있어서다. 이곳에서는 제 3후보인 독립당의 에반 맥멀린이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정(오후 2시)이 되면 알래스카(3)와 하와이(4)를 마지막으로 대선 투표가 종료된다. 또 투표 결과에 따라 자정 직후 양 당 후보 중 한명이 승복 연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대선 당시 존 맥캐인과 밋 롬니 후보는 자정 직후 TV방송을 통해 승복 연설에 나선 바 있다.
◆ '비호감' 양당 후보…지지층 투표율이 변수
이번 투표에서는 양당 후보가 유권자 상당수로부터 '비호감'을 사고 있는 만큼 양당 후보의 지지층 투표율이 얼마만큼을 기록하느냐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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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성, 라틴,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을 경우 클린턴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며, 반대로 백인 노동자 계층 투표율이 낮을 경우, 이는 트럼프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2008년과 2012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학력별 투표율도 주시해야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노인과 고졸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클린턴은 대졸 백인 유권자 층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 상·하원 의원 선거도 진행…"하원 공화당, 상원 민주 예상"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는 연방 상·하원 의원도 함께 선출한다. 이번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상·하원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34명과 하원 전원 435명을 선출한다. 임기 6년의 상원은 2년마다 3분의 1을 선출하고 임기가 2년인 하원은 전원을 교체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은 민주당이 집권하고 있는 상태지만 의회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구조다. 이번 상·하원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지 아니면 민주당이 이를 탈환할지 여부다.
먼저 민주당이 상원을 탈환하기 위해선 현재 의석에서 4석만 추가하면된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경합주로 분류된 플로리다, 뉴햄프셔,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총력을 다해왔다.
반면 하원에서는 현재 공화당 247석, 민주당 188석으로 상원보다 격차가 크다. 민주당으로서는 공화당 텃밭에서 크게 이겨야하는 쉽지 않은 싸움이다. 미국 언론은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고,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