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자산시장의 급변동 속에 간접투자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 규모가 헤지펀드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뿐 아니라 액티브형 주식펀드까지 포함해 수수료 비용이 높으면서 시장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 상품에 대한 회의론이 두드러진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ETF 시장의 자산 규모가 3조2000억달러로, 헤지펀드 업계의 2조9700억달러를 제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변동성이 크게 뛰면서 펀드매니저들의 대응이 어려워진 데다 비용과 세제 측면에서도 간접투자 상품의 매력이 부각된 결과다.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ETF의 수수료 비용은 35bp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프레킨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자산 대비 1.5%의 운용 수수료와 수익의 18.9%에 달하는 운용 수수료를 부과하는 실정이다.
이 밖에 세금 부담과 운용 수익의 관리 측면에서도 헤지펀드보다 ETF가 매력적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개인 투자자는 물론이고 연기금과 국부펀드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까지 ETF를 필두로 한 간접투자 상품에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알파’ 수익률을 앞세운 헤지펀드의 전성기가 종료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990년대 이후 급성장 한 헤지펀드 업계는 2011년 이후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부터 로드 아일랜드까지 주요 연기금과 대학 기금이 헤지펀드 투자에서 연이어 발을 뺐다.
이 가운데 일부 자금은 부동산과 사모펀드, 인프라 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됐지만 특히 ETF로 뭉칫돈이 밀려들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블랙록의 마크 와이드만 아이셰어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투자 자금이 위험과 유동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높은 사모펀드부터 가장 보수적인 투자 상품에 해당하는 ETF로 양극화되는 상황”이라며 “중간 지대에 해당하는 상품이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ETF의 인기가 절정에 달한 것은 장기 강세장에 안주하려는 투자 심리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판단하고, 주가가 조정을 보일 경우 관련 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수년간 8조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놓고 자산운용 업계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