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완 기자] 베트남펀드가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베트남 호치민지수가 지난 5년간 63.46%, 연초이후 15.30% 상승하고,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부활하면서 3000억원 이상이 몰려들었다.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14개 베트남주식형펀드 가운데 올해 신규설정된 펀드는 13개에 달한다. 자금유입도 활발하다. 2012년부터 지난해말까지 베트남주식형펀드로 2억원만이 유입됐으나 올해는 총 3168억원이 유입됐다.
◆ 운용규모 클수록 외국인 지분제한 종목 매입 유리...수익률 차별화
다만 베트남펀드 수익률은 최고 17%에서 -2%까지 크게 벌어졌다. 펀드운용 규모, 매매회전율, 벤치마크 구조, 환헤지 여부가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운용규모가 클수록 베트남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베트남 정부는 종목당 외국인 지분제한을 설정하고 있다. 전체 680개 상장 종목 중 지분제한이 없는 종목은 15개에 불과하다. 규모가 큰 펀드는 다른 외국계 펀드가 파는 지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Block deal)로 확보할 수 있어 수익에 도움을 받았다.
한국운용의 한국투자베트남펀드는 올해 유입된 3160억원 중 1807억원을 끌어모았다. 이 펀드의 헤지형과 언헤지형은 모두 수익률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대원 한국운용 팀장은 "외국인 한도제한이 걸려 매매가 안되는 종목의 경우, 외국인들이 팔고 나갈때 그 물량을 고스란히 매수하지 않고는 포트에 편입할 방법이 없다"면서 "운용사들은 한번에 팔고 나가길 원한다는 점에서 운용규모가 클수록 블록딜 제안을 받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매도할 때도 블록딜 방식이 유리하다. 이 팀장은 "베트남은 시가총액 규모가 작아 매매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크게 발생한다"면서 "호가 왜곡에 따른 비용증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매매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밝혔다.
◆ 회전율 낮고, 환매 대응한 현금비율 높인 펀드가 수익률 우수
회전율이 낮은 펀드일수록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장내 매매에서 발생하는 호가왜곡에 따른 수익률 저하, 비싼 수수료 등이 주된 원인이다. 한진규 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트남시장의 성장성은 좋지만 변동성이 아주 크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분할매수와 장기투자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유리베트남알파펀드는 연환산 매매회전율 13.84%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2분기는 매매화전율이 3.34%로 사실상 매매를 하지 않았다. 반대로 매매회전율이 74.67%로 가장 높았던 동양베트남펀드는 수익률 -2.08%를 기록했다.
아울러 벤치마크를 베트남지수(VN) 70%와 콜금리30%로 구성해 환매에 따른 수익률 방어력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주식비중이 높을 경우 환매요청이 들어오면 보유종목을 매도해야 된다.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환매에 따른 주가하락, 수익률 하락의 악순환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한 달 늦게 설정된 미래에셋베트남펀드는 VN지수 95%에 콜금리 5%의 벤치마크로 구성됐다. 유리알파베트남펀드와 미래에셋베트남펀드 수익률 격차는 13%에 달했다.
거래 수수료가 비싸다는 것도 잦은 매매에 따른 수익률 악화 요인이다. 통상적으로 베트남 증권사들의 온라인 거래수수료가 0.15%로 우리나라의 10배에 달했다. 오프라인은 거래금액에 따라 015~0.30%로 차등됐다. 국내는 온라인이 0.015%, 온라인이 0.1% 내외라는 점에서 비싼 편이다.
우리나라 원화가 강세여서 헤지형의 수익률이 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에 비해 우수했다. 헤지형이라고 하더라도 달러와 베트남 동화 모두에 헤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달러에만 헤지가 된다. 달러/원 환율은 연초 1245원까지 상승했다가 9월에는 108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1135원으로 연초이후 8.8% 절상됐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