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출산률'만 높이면 끝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 각계에서 저출산의 원인으로 취업률 저하와 양육비용, 주택 마련 등을 꼽으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성과내기에 급급해하는 모양새다.
10일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의 2017년 예산안에 따르면 고위험산모·신생아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153억7500만원에서 139억 2500만원으로 축소됐다. 이 가운데 고위험산모사업은 예산이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생아지원사업 예산만 큰 폭으로 준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보건복지부> |
공공의료과의 총 예산은 올해 대비 증가했으나, 고위험산모·신생아지원사업을 비롯해 외국인근로자등의료지원과, 공공보건정책관리 지역거점병원공공성가화, 지방의료원등정보화지원 예산 등은 줄었다. 반면 의료및분만취약지지원은 2배 수준으로 높게 책정됐다.
정부는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시급하다며, 지난 9월 부터 난임부부의 시술 지원을 강화했다. 기존 소득기준을 폐지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금ㆍ지원횟수 상향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난임 시술 지원이 확정된 부부에게 발급하는 '난임시술 지원결정 통지서' 발급건수는 시행 첫달 9749건으로 시행전 달(7114건)보다 37% 늘어났다.
하지만 난임시술은 아이를 낳고자 희망하는 가정이 혜택을 받는 정책으로, 저출산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 현실적으로 취업과 양육비용, 주택마련 등 젊은 부부들이 2세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환경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난입시술 지원은 단기적으로 성과내기에 급급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공공의료과 예산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출산률과 관련이 깊은 예산만 동결되거나 크게 늘었다.
아울러 지방의 공공의료 질 저하도 우려된다. 지방의료원에 대한 정부의 내년 예산은 430억8900만원으로 전년 대비(534억4600만원) 103억원 가량 줄었다. 수도권과 떨어진 지방에서는 어린이와 고위험 산모 등 의료가 필요한 취약계층이 매년 의료의 질적인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신규사업 예산을 아예 삭제하거나 대폭 축소했다는 점에서, 현상 유지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는 지역거점공공병원의 평가 등급에 따라 지원을 차등 지원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예산이 축소된 내용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신생아지원사업 등의 예산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기획재정부에서 삭감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