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목표를 ‘성장세 회복’에서 ‘불확실성 완화’로 조정하고 있다.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거듭 언급하며 국내외 경제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 총재는 기자설명회에서 “국내외적으로 예상치 못한 불안 요인이 발생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는 경제심리를 위축시키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전반적인 성장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미국 대선결과에 따른 영향에 대해 이같은 답을 내놨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도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결정문에서 한은은 금리동결의 첫 번째 근거로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을, 두번째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세번째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꼽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통화정책의 주요점검 변수로 불확실성과 연준의 금리인상을 언급하는 등 금융안정성을 더욱 중시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은 경기회복 모멘텀보다는 금융안정성에 방점을 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 내내 ‘불확실성’과 ‘지켜봐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선 “세계교역뿐 아니라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에 대해 그는 “현 시점에선 국내외 정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단하기 어렵고 정책 방향에 불확실성이 많다”면서 “지금으로선 움직임을 철저히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서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으로 보아 내년 2분기까지 국내 통화정책은 관찰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강화됐고 미국 주도로 물가도 오를 수 있어 2017년 상반기까지 국내통화정책은 중립적인 성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