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우리은행이 지난 2001년 이후 다섯 번째 시도 만에 민영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11일 실시된 우리은행 지분 매각 본입찰에 예정가격을 상회하는 지분율이 3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가격요소를 통과한 8곳에 대해 오는 13일 비가격요소까지 평가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기존 목표인 30% 지분 매각에는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리은행> |
금융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인 JP모간이 이날 오후 5시까지 본입찰을 신청받은 결과, 국내외 증권사, 보험사 등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본입찰에는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중국 안방보험),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IMM프라이빗에쿼티, KTB자산운용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본입찰에 최종 몇 곳이 참여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사전에 의결한 예정가격을 상회하는 입찰제안은 총 8개 투자자로, 희망지분은 33.677%로 집계됐다. 본입찰에 참여한 투자자 중 8곳이 가격요소를 충족한 셈이다.
다만 최소 4% 이상(기존 지분 포함) 지분 매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8개 투자자 모두 대부분 4% 내외에서 매입희망 지분을 써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본입찰에 최종 몇 곳이 참여했는지, 희망 지분율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일부 투자자의 경우 기존 지분이 미미하기 때문에 대부분 4%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공적자금위원회는 본입찰 마감 1시간 전인 이날 오후 4시 우리은행 종가(1만2750원)를 토대로 매각 예정가를 결정했다. 공자위는 매각 예정가 역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공자위가 가격 가이드라인을 높게 설정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최저 예정가와 주당 50원 차이로 인해 대부분의 물량이 유찰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IB업계에선 매각 예정가격이 1만2300~1만2500원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자위는 가격 하한선 문턱을 넘은 8곳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재무적 역량 등 비가격요소까지 평가해 오는 13일 최종 낙찰자를 발표한다. 해당 투자자들이 예비입찰 과정을 거친 만큼 비가격요소 평가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가격요소까지 충족하는지 봐야 하고 공자위 심사에 따라 최종 낙찰자가 달라질 수 있지만 공자위 법에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차원에서 가격요소가 중요하다"면서 "공자위에서 예비입찰에서 기본적인 평가는 다 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낙찰자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공자위 관계자는 "비가격요소를 포함해 최종 낙찰자는 공자위원들이 판단할 몫"이라면서도 "가격요소를 충족한 이상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복수의 관계자는 이번 본입찰 결과와 관련해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4번의 실패 끝에 사실상 민영화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