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이번 주 뉴욕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차기 행정부 주요 요직에 누가 자리할 것인지도 시장의 큰 관심 거리다.
8일 미국 다우지수선물 추이 <자료=배런스> |
◆ 트럼프 위험은 기우였나
지난 한 주 뉴욕 증시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의 당선 소식에 일제히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주간으로 5.4%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지수는 3.8% 상승 마감해 2주 연속 하락세에 종지부를 찍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주가지수도 3.8% 상승했다.
지난 8일 대선 개표에서 트럼프가 우세를 보이자 다우지수선물이 800포인트 폭락하는 등 패닉 장세를 연출했던 미국 증시는 트럼프 수락 연설 이후 재빠르게 낙폭을 회복했다.
예상과 달랐던 트럼프의 유화적 발언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공화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함에 따라 4조달러 이상 규모의 재정 치출과 감세 정책을 동반한 트럼프의 대규모 투자 정책 공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트레가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다니앨 클리프턴 헤드는 "시장은 (트럼프 당선에서) 기회를 봤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주 모든 업종이 고르게 상승한 건 아니었다. 그동안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약가 인하 정책 예상으로 최악의 성적을 냈던 헬스케어 업종이 주간으로 3.3% 뛰었고, 트럼프가 독점 규제를 예고했던 미국 대형 기술주들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트럼프의 도드-프랭크법 완화 공약과 지출 확대에 따른 금리 상승 기대감으로 은행주들은 오름세를 펼쳤다.
미국 국채 시장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를 웃돈 가운데 금융 업종은 한 주간 11.3% 상승했다. 스미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윌리엄 스미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업종 별로 희비가 완전히 엇갈렸다"고 논평했다.
◆ 트럼프 우려 후퇴…건드라크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80%"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평가할 예정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12월 인상 가능성이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기존 견해와 달리 금융 시장이 예상하는 12월 인상 가능성은 80%를 웃돌고 있다.
미국 3대 주가지수 추이 <자료=배런스> |
이번 주에는 12월 인상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다수 예정돼 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이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17일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과 동시에 미국의 소비자물가 발표도 예정돼 있다.
더블라인캐피탈의 제프리 건드라크 대표는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앞으로 연준은 금리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며 12월 금리 인상 확률을 80%로 제시하고, 내년에 금리 인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을 포함한 각종 공약 발언에 따라 시장이 섹터 별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오바마케어 등 일부 공약에서 기존보다 후퇴하는 듯한 발언을 보였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선 해외에 공장을 둔 미국 기업들의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국제 유가 흐름도 주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주 공급 과잉 이슈에 하락 압력을 받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5% 하락해 배럴당 43달러를 조금 웃돈 수준에서 주말 종가를 형성했다. 다만 S&P500 에너지 업종은 유가 하락에도 2% 상승했다.
UBS파이낸셜서비스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브로커인 아트 카신은 "배럴당 43달러가 붕괴되면, 이는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며 "다만 유가 하락 압력에도 에너지 관련 주식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글로벌 금리 상승 추세 강화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 이후 나타난 섹터, 자산별 가격 흐름이 최근 금융 시장의 기본 트렌드에 기반하고 있었다고 분석하며 앞으로 이런 흐름이 계속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지난 7월초부터 11월 8일까지 S&500의 산업과 금융섹터는 각각 3.1% 7.6% 상승한 뒤 트럼프 당선 이후 5%, 8% 추가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각각 6.5%, 4.3% 하락했던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 업종은 미국 대선 이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는 그동안 저금리 수혜주로 꼽혀왔던 업종들이었다.
JP모간의 두브라프코 라코스-부자스 미국 주식 전략 부문 책임자는 올해 중순 이후 주요국 선진국 중앙은행들에 의해 나타난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트럼프의 승리로 한층 강화된 것이라고 진단하며 금리 상승에 우호적인 업종과 저금리 수혜업종 사이의 차별 흐름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자스 책임자는 "중앙은행의 행보에 경제 성장이란 요인이 가세할 수 있다"며 "이는 더 과감한 순환을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7년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주말 종가보다 6% 높은 2300포인트로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