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 달러화 가치가 약 14년간 최고치로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예상과 이것이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달러화와 유로화가 등가를 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달러화 강세가 충분히 진행됐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금융시장에 따르면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이날 장중 100.56까지 올라 지난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07달러 선이 깨졌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6월 초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 지표 호조와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속에서 랠리를 펼쳤다. 이날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100%로 반영했다. 12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한 것이다.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놀라울 것”이라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번 주 발표된 경제지표도 당장 12월 금리 인상 근거를 높였다. 전날 발표된 10월 소매판매는 한 달 전보다 0.8% 증가해 시장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았고 9월 증가율도 1.0%로 상향 조정됐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도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를 것이라는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에 대한 기대도 달러 강세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와 감세 공약은 물가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러화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이날까지 3%가량 랠리를 펼쳤다.
토론토-도미니언 은행의 네드 럼펠틴 외환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에 “달러에 대한 중기 전망은 여전히 탄탄하고 내년 1분기까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러나 시장 일부에서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진술을 앞두고 있고 새 정부가 꾸려지고 있어 신중한 단기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RBC의 애덤 콜 G10 외환 전략 수석은 “12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95%가량으로 오르고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피셔 프란시스 트리즈 앤 와츠 애드넌 아칸트 외환 전략 헤드는 “달러가 유로와 등가가 되려면 단지 7~8% 남아 가능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