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바이오나 산업재, 구리 등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급등했다.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 중 약가 규제정책 무효화,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8일 미국 대선 이후 약 일주일간 국내 상장 ETF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미국 바이오나 주식, 구리, 금속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상장지수[주식-파생]'은 23.39%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TIGER구리실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속)'와 '미래에셋TIGER나스닥바이오상장지수(주식)'은 각각 21.98%, 16.92% 수익을 냈다. '삼성KODEX합성-미국금융상장지수[주식-파생]', '삼성KODEX구리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구리-파생]'도 14.03%, 10.87%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삼성KODEX 합성-미국 산업재상장지수[주식-파생]'와 '미래에셋TIGER금속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속-파생]'의 수익률도 8%대였다.
같은 기간 국내 ETF 244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0.35%에 그쳤다.
바이오 산업은 트럼프 당선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혔던 분야다. 트럼프 당선인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달리 오바마 케어의 폐지를 주장하며 약가 규제 정책 완화를 시사해왔다.
오바마케어는 2014년부터 시행된 건강보험개혁법으로 저소득층의 의료보험 가입 활성화를 제원하는 제도다. 이 정책을 폐지하면서 약가 규제를 시장 논리에 맡기는 등 자유화시키겠다는 속내다. 클린턴 후보가 선거기간 동안 직접적인 약가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바이오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심리를 억제한 것과 차별화되는 내용이다.
염명훈 키움증권 금융상품영업 부장은 "미 대선 이전에 힐러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헬스케어나 바이오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눌려져있던 주가가 반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미국 헬스케어와 바이오 ETF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정책 피해주로 분류됐다"며 "연초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던 미국 헬스케어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리나 금속, 산업재 관련 주식 등은 인프라 산업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 공약 중 하나가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위한 경기 부양 정책이다. 당선 당시 수락 연설에서 미국 도시를 정비하고 고속도로 등 인프라 재건을 통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는데, 산업용 금속 중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인 구리값이 약 16개월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인프라 확대에 따른 미국 산업재나 구리 투자에 대한 긍정적이지만 단기 급등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염명훈 부장은 "아직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전인 상황에서 인프라 산업 확대에 대한 방향이 제시됐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산업재 섹터 등의 주가가 오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과도한 급등세가 있어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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