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정치권에서 다양한 정국 해법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개헌과 제3지대론에 대한 열망이 다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제왕적 대통령제는 막을 내렸고 새로운 체제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주최하는 ‘현 시국과 개헌, 그리고 제3지대론’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국회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우리나라가 엄중한 시국에 처했다. 단순히 엄중한 시국이 아니라 우리사회에 큰 변동이 닥치고 있는 것”이라며 “정치권과 국회는 단지 분노한 민심과 함성에 따라만 가서는 안 된다. 그 다음을 준비하고 책임져야하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다. 특히 야당의 역할은 더욱 그렇다”고 정치권의 역할을 촉구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현 시국과 개헌, 그리고 제3지대론' 시국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그는 현 사태 해법으로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여야가 합의한 총리가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 중립내각은 과도정부가 돼야하며 구체제를 청산하고 제7공화국을 구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손 전 대표는 현재 야당의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야당이 황교안 체제 하에서 다음을 수습해 나간다는 것을 국민들이 받아 들일 수 있겠느냐”면서 “이 나라를 책임질 야당이 이렇게 수습책을 내놓을 수 있나. 야당은 빨리 탄핵 절차를 진행시키고 그 후에 어떻게 나라를 책임질 지 정말 책임 있는 자세로 분명히 밝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나타난 비선실세 등 구체제 문제를 청산하고 신체제를 준비해야 한다. 재벌과의 유착관계, 검찰비리 등 문제를 바꿔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 자리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삼권 분립이 형식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겉으로는 삼권분립이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다”며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3지대론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제3지대 얘기는 지금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면서도 “국민적 여망은 공감한다. 극단적 좌우는 싫다. 합리적 보수, 합리적 진보가 만나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은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소선거구제의 한계 극복, 정부의 정의실현, 정치검찰에 대한 적폐 해소 등이 우선되지 않으면 제3지대론은 구름 위에 뜬 무지개와 같다고 했다.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은 최근 제기되는 제4지대론과 관련,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욕구는 저변이 넓지만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것”이라며 “제3, 4지대가 성공하기 위한 역사적 소명이 무엇인지, 그것을 개혁·혁신 콘텐츠에 담고 합의를 해서 세력이 규합된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