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녹색당 후보였던 질 스타인 후보가 위스콘신, 미시건, 펜실베니아 주의 재검표를 준비하면서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대선 승복 의사를 밝혀왔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당시 대표 경합주 중 한 곳이었던 위스콘신 주의 재검표 과정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다시 한 번 "내가 선거인단 획득 면에서 압승했지만 전체 득표에서 뒤진 것은 수백만명의 불법 투표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폭스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클린턴 측의 마크 엘리아스 변호인은 클린턴이 이번 대선에서 녹색당 후보였던 질 스타인 후보의 재검표 과정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질 스타인 전 후보는 대선 투표 시스템의 해킹 가능성 등을 이유로 위스콘신·펜실베니아·미시간 등 3개 경합 주에 대한 재검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일단 스타인 전 후보는 위스콘신에 먼저 재검표 신청을 했고 위스콘신주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여 12월 13일까지 재검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스타인 전 후보는 펜실베니아와 미시건 주의 재검표 작업도 준비 중이다. 다만 펜실베니아 주의 재검표를 위해선 월요일(28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까지 9000곳 이상의 선거구에 재검표 요청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클린턴의 마크 엘리아스 변호인은 "대선 투표 시스템에 대한 어떠한 해킹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위스콘신에서 재검표 과정이 시작된 만큼 공정한 진행을 확인하기 위해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힐러리 클린턴, 불복 운동 참여?.. 트럼프 "시간과 돈 낭비"
클린턴이 펜실베니아와 미시간 주의 재검표에도 참여 의사를 밝혀 대선 불복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엘리아스 변호인은 "스타인 전 후보가 예정대로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도 재검표를 추진한다면 이들 주에서도 재검표 진행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위스콘신 주에서 근소한 득표율 차이(0.8%)로 클린턴을 이겼다. 트럼프는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니아 3개 주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클린턴과의 3개 주 합계표 차는 10만7000표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스타인 전 후보에 대해 "재검표는 대선에서 1%도 득표하지 못한 스타인의 금고를 돈으로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클린턴이 TV토론 떄 대선 불복을 시사한 자신을 향해 쏟아낸 발언을 열거하면서 클린턴 측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재검표를 해도 "많은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며 "민주당원들은 자신들이 승리한다고 잘못 생각했을 때는 선거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지금은 그런 입장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급기야 27일 트위터에서 "선거인단 획득에서 압승한 것 외에도 수백만명의 불법 투표가 아니었다면 나는 전체 득표율에서도 이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대통령 투표에 앞서 나온 여론조사들이 클린터 후보의 압승을 예상한 것을 두고 이 조사 결과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주장을 여러 번해왔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대부분 언론들은 재검표를 시행해도 결과는 뒤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CNN과 인터뷰에서 "재검표를 통해 심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