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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흔들] 국토부 공기업 ‘일단 합의’..노조 ‘뇌관’은 남아

기사등록 : 2016-12-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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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현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도 아직 '뇌관'이 남아있는 상태다.

일단 도입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확인됐지만 정작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합의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산하 14개 공기업은 모두 각 기관 이사회 의결로 도입이 끝난 상태다. 그러나 최대 산하 공기업 중 하나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철도노조가 이에 반발하며 역대 최장 기간인 66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성과연봉제 데스크타워인 청와대는 물론 여당까지 업무 추진 동력을 상실하며 자칫 성과연봉제가 물 건너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 철도노조를 제외한 다른 산하 공기업 노조들은 파업이나 소송 등 가시적인 저항을 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 변화와 코레일 파업 결과에 따라 이에 연대해 반발할 공산이 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23개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 공공기관 중 14개 기관에서 성과연봉제가 도입됐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철도파업에 이어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도 총파업에 돌입한 10일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근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해당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LX),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감정원, 교통안전공단, 한국시설안전공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다.

성과연봉제는 연차에 따라 월급이 오르는 호봉제 임금체계가 업무 동기부여 효과가 약해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판단 아래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다. 상대평가를 통해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지급한다. 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다. 그러나 14개 기관은 성과연봉제 도입여부가 내년에 공공기관 평가 지표로 포함돼 ‘사실상’ 의무화 됐다.

문제는 정부가 노조의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 노조가 반발할 여지를 줬다는 점이다. 임금체계는 당연히 노사 협상 사안이어야 하는데 정부가 노조를 배제시켰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실제 철도노조는 코레일 이사회가 지난 5월 30일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하자 즉각 반발하며 지난 9월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이 공공기관의 혁신을 외치지만 무리한 사업 실패에 따른 재정적자를 인건비를 깎아 채워보겠다는 것이며 ‘말 안듣는’ 직원을 저성과자로 몰아 퇴출시키려는 꼼수라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코레일은 성과연봉제는 새롭게 도입되는 것이 아닌 보편화된 제도며 저성과자 퇴출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노조를 비판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철도파업 관련 담화문’을 발표하며 “성과연봉제는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로 120개 공공기관은 물론 공무원 조직과 민간 기업에도 이미 도입돼 있는 보편적인 제도”라며 “철도공사도 이미 1·2급 전원과 3·4급 관리직에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내년부터 1~4급 전원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과연봉을 측정하는 주요 평가요소에 안전사고 건수, 운행장애율 등 철도 서비스의 안전성과 공공성이 반영돼 수익성 추구로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며 “개개인이 아닌 그룹단위로 평가하기 때문에 저성과자를 퇴출시키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파업 주동자를 엄벌에 처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파업 42일째인 지난달 7일부터 열린 첫 공식 협상 테이블은 소득없이 끝나며 초장기전에 돌입했다.

지지부진하던 협상은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뒤흔들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이 성명서를 잇따라 내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달 23일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정한 코레일 이사회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르면 이 달 중순 가처분 여부가 결정된다. 만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파급력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

국토부 노조 관계자는 “국토부 산하 14개 공기업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연대 형태로 함께하고 있으며 특히 철도노조의 파업을 예의주시하며 다음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LX공사가 올해 3일간 파업한 것을 제외하면 지금은 철도노조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 파업이나 법적 소송 등 움직임은 없지만 철도노조 협상 결과에 따라 나머지 노조들도 직접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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