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내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GBC,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착공이 늦춰질 전망이다. 신사옥 건립지 인근 사찰 봉은사의 민원 제기 등으로 인허가 작업부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자동차업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말 ‘현대자동차 신사옥(GBC) 건축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검토 간담회’를 진행했다.
환경영향평가는 도심 내 건축 인허가를 내주기 전 건물 건립 후 인근 자연 생태계와 수질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GBC 환경영향평가는 예정대로라면 올 3분기 중 진행돼 결과가 나왔어야 했지만, 민원 등으로 일정이 지체되는 바람에 이제서야 평가서 초안을 만드는 기초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GBC는 현대차그룹이 10조원을 배팅해 사들인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에 105층(552m) 높이의 초고층 빌딩으로 짓는 신사옥으로, 2021년 완공이 목표다. 부지 매입비와 별도로 2조5000여억원의 건축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 <자료=서울시> |
서울시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는 건물의 인허가를 내는데 중점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현재 봉은사의 민원도 심의 과정에 영향을 주게 된다”라며 “현재 서울시에서는 내년 상반기 기준으로 인·허가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는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전제 아래”라고 말했다.
이어 “GBC 착공 작업은 지연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민원 때문에 당장 작업이 멈추거나 취소되진 않을 것이며, 봉은사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봉은사가 현대차 신사옥 건립을 반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일조권 침해다.
현대차 GBC는 7만3941㎡ 부지에 105층의 초고층 빌딩으로 지어지는데, 엄청난 높이 때문에 수행환경 침해는 물론 하루 3시간 이상 사찰에 햇볕이 들지 않게 돼 목재건축물을 비롯한 문화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봉은사 측은 서울시에 ‘현대차 사옥을 55층 이하로 지어야 한다’는 주민의견(민원)을 제출한 상태다. 나아가 봉은사는 막대한 규모의 보상금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측은 “도시계획 변경을 하려면 주민의견 등 관련기관 등의 의견을 듣는데 이 과정에서 봉은사 측이 의견을 제출했다”며 “민원이 제기된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해서 봉은사 측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는 점점 지연되는 GBC 인허가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당초 2017년 1월 착공을 목표로 모든 작업을 진행해왔으나, 인허가 작업이 미뤄지면서 2021년 완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재계관계자는 “현대차에 있어서 GBC 건립은 상당히 중요한 사업”이라며 “계획대로라면 올해 12월 인허가를 받아 1월부터 착공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갑자기 민원들이 겹치면서 착공이 6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그룹 수뇌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2017년 초 인허가가 날 것”이라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