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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어 렌치 충격..EU '쪼개진다'

기사등록 : 2016-12-06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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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프랑스 등 반EU파 부상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증시와 유로화가 반등하면서 지난 주말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부결에 따른 충격이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유럽 대륙에 또 한 차례 균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이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패배에 따른 파장이 유럽 대륙을 흔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일으킨 충격 못지 않게 렌치의 퇴진으로 이탈리아가 맞게 될 중장기 위기가 EU의 존폐 여부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경고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사진=블룸버그>

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영국과 이탈리아의 국민투표 결과로 인해 EU가 전례 없는 압박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 경제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커다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영국에 비해 오히려 이탈리아가 EU의 창설부터 결속까지 핵심 축이었지만 지난 몇 년간 유로존 부채위기와 경기 불황, 여기에 난민 사태까지 겹치면서 EU에 대한 국민 정서가 급변했다고 FT는 판단했다.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률이 40%에 달하고 산업 생산은 2008년 위기 이후 25% 이상 위축됐다. 여기에 상당수의 경제학자들이 유로화 출범으로 인해 이탈리아의 경쟁력을 크게 깎아 내렸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EU에 대한 반감이 한계 수위로 치솟는 상황에 렌치는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친유럽 노선을 지켜낼 수 있는 마지막 총리였다는 것이 FT의 진단이다.

렌치의 패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탈리아의 야당인 오성운동은 EU로부터 주권 회복을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는 사실은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앞으로 몰고 올 파장을 짐작하게 한다.

FT는 이탈리아의 포퓰리즘이 브렉시트보다 EU의 근간을 더욱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과 달리 이탈리아는 공동통화인 유로화를 채택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EU 탈퇴가 비즈니스 측면에서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문제를 일으킬지언정 공동통화의 존속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렌치의 개헌 국민투표 패배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말 국민투표 결과 발표 이후 이탈리아의 금융위기를 둘러싼 경계감이 크게 고조된 상황. 이탈리아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그리스와 달리 EU의 구제금융이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이탈리아가 매끄럽게 새 정부를 출범시키고 금융위기를 차단한다 하더라도 전망은 여전히 흐리다고 FT는 강조했다. 이미 경기 불황이 극심한 데다 정치 분열 역시 위험 수위라는 지적이다.

국수주의와 포퓰리즘은 스페인과 폴란드, 프랑스, 네덜란드로 크게 확산됐고, 이는 EU의 분열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FT는 주장했다.

한편 마켓워치는 이날 칼럼을 통해 EU의 운명이 내년 판가름 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은행권의 자본재구성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금융위기 리스크가 고조되는 한편 이탈리아가 새정부 출범에 실패하고 내년 총선을 실시하게 될 경우 프랑스 및 독일 등 주요국의 선거와 함께 유럽 대륙에 한파를 몰고 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탈리아의 오성운동과 프랑스의 반EU파인 국민전선이 총선에서 승리할 때 유로존 2~3위 경제국이 공동통화존을 탈퇴, 유럽 대륙이 분열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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