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탈리아 최대 부실은행으로 꼽히는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BMPS)이 구제금융 요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민간차원의 구제금융을 마련하려던 은행가들이 이번 주말 정부 구제금융에 대비할 것을 BMPS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국민투표 부결 이후 마테오 렌치 총리가 공약대로 사퇴 수순을 밟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 때문에 카타르 투자청으로부터 10억 유로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카타르로부터 투자가 무산되면 나머지 투자자들도 회의적 입장으로 돌아서게 될 것이고 BMPS가 자구책으로 추진해 오던 50억유로 규모 유상증자 성사가 어려워진다.
은행 고위 관계자들은 BMPS가 민간차원의 구제를 받지 못하게 되면 BMPS를 포함한 이탈리아 8개 은행들이 당장 파산 위기에 처할 것이란 관측이다.
BMPS 주가 추이 <출처=블룸버그> |
한 관계자는 민간차원의 구제안이 불가능해지면 BMPS와 유럽중앙은행(ECB) 감독 관계자들은 국가 기금 투입 및 출자전환 등의 선제적 자본재편 방안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누라이프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메건 그린은 “BMPS에 대한 어떠한 솔루션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다른 이탈리아 은행으로 전염될 리스크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BMPS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20억유로의 소매채권에 손실을 부과하는 방안은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만큼 후순위 채권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첫 10만유로에 대해 전액 상환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또 선순위 채권 및 예금은 손실이 없을 것이며 BMPS가 280억유로 규모의 악성대출을 정부 보증을 받아 증권화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딘 자산운용 패트릭 오도넬 투자매니저는 “BMPS 계획이 실패하면 자본확충이 필요한 다른 이탈리아 은행들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탈리아가 은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유럽은 또 한 번 정치와 ECB, 은행이 얽힌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