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광수 기자] 금융투자협회가 내달부터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가칭 K-OTC Pro) 회원 모집에 나선다.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연동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K-OTC와 달리 회원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침은 기존 개인투자자 중심의 K-OTC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어 이를 기관 중심으로 활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내달부터 증권사와 은행, 벤처캐피탈(VC)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 회원을 모집한다.
모집 회원은 투자자회원과 중개회원으로 나뉜다. 투자자회원은 비상장주식을 갖고 있는 VC, 사모투자회사(PE), 금융회사 등과 이를 사려는 기관이다. 중개회원은 매수자와 매도자를 매칭시켜주는 증권사다. 한재영 금투협 K-OTC 부장은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에 비해 가격 컨센서스가 없을 수 있다"며 "중개회원인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투협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플랫폼 개발 업체와 계약을 마치고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 구축에 착수한다. 내년 5~6월 개장이 목표다. 내달 부터 회원 모집에 나서 개장과 동시에 거래가 활발히 되도록 한다는게 금투협의 계획이다.
지난 2014년 개장한 K-OTC 시장 |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은 기관들이 주로 블록딜(대량매매)을 하는 형태로 원칙적으로 개인들에게는 열리지 않는다. 대신 개인들은 기존 K-OTC 시장이나 기관들이 조성한 펀드 등의 상품을 통해 장외시장에 투자 할 수 있다. '이희진 사태' 이후 개인들의 장외주식 거래의 위험성 우려해왔던 금융당국도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개인 중에서도 금투협에 전문투자자 인증을 받은 경우면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에 참가할 수 있다. 지난 6월 30일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보면 금융투자자산 5억과 연소득 1억이거나 금융자산 5억을 포함한 총 자산이 10억원인 경우에는 전문투자자 자격을 가질 수 있다.
증권사 한 자산운용담당 임원은 "그동안 비상장 주식 거래는 담당자의 인맥에만 의존해왔는데,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되면 (회원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