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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외국 금융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과연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모습이다.
아르젠 반 디지쿠이젠 ABN 암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6일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 기고문을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국 정치 상황을 집중 조명하고 황교안 총리와 유일호 부총리 교체 뒤 생긴 국정 공백이 사실상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새 대통령이 선출되기 전까지 정치적 마비 상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정국 혼란이 가뜩이나 곪아가는 한국 경제에는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름시름 앓는 한국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국 경제 기초 체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디지쿠이젠 이코노미스트는 한진해운 사태나 삼성 갤럭시노트7 사태, 현대 파업 등 각종 대기업 관련 이슈에 더해 구조적 문제들이 뒤얽혀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내수를 떠받치고 있긴 하지만 대외 수요 둔화와 국내 이슈들이 맞물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도 부담이다.
올해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도 지난 몇 달 사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줄곧 수출에 기대어 경제 성장을 도모해오던 구조에서 벗어나야 하는 문제, 또 교역 수치가 개선 신호는 보이고 있다지만 대만이나 중국, 인도에 비해 여전히 뒤쳐지는 수준이라는 점은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숙제다.
◆ 만만치 않은 대외 리스크
대외 여건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내년 정식 집권 후 미치게 될 영향은 가장 큰 대외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 후 나타나고 있는 달러 강세 때문에 원화 가치는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낙폭은 더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ABN암로는 내년 중에 원달러 환율이 1220원까지 올랐다가 2018년에 1180원 수준으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정권의 미국 교역 및 투자 정책이 몰고 올 불확실성도 한국 수출 시장에는 악재이며, 트럼프가 중국 등 다른 나라에도 간접적으로 미칠 영향들은 한국에도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적했듯이 한국은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인데 지금 같은 정국 혼란 상황에서는 정책들이 일관성 있게 진행되기 어려워 이 또한 리스크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 BNP파리바 "셀 코리아"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BNP 파리바는 내년 시장 전망에서 한국을 최대 손실국으로 꼽으며 ‘셀 코리아(한국 매도)’ 권고를 내놓았다.
은행은 수출주도 경제인 한국이 원화 약세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한국 증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애널리스트 마니시 레이차두리는 일본과 한국 수출 바스켓이 상당히 비슷해 상대적인 환율 움직임이 수출 경쟁력에 중요한데 최근 엔화 약세 때문에 한국이 중공업이나 전기 기계, 수송 기계와 같은 특정 부문에서의 수출 성장을 꾀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주도로 한국 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것에 대한 불만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한국 증시 매도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다만 디지쿠이젠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공공 재정이 견실한 편이며, 몇 달 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한국 신용등급을 AA로 상향한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