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결의에 찬물을 끼얹는 주장이 나왔다.
그가 애플과 포드, 캐리어 등 특정 기업들을 직접적으로 공략하며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2019년까지 제조업 고용 창출이 5만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 10월 자진 퇴사한 제조업 근로자가 8년래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의 포드 자동차 생산 현장<사진=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코노미스트 서베이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내년 말까지 7000개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뿐만 아니라 제조업 고용 창출은 2018년까지 4만건, 2019년까지 5만건을 기록, 이른바 ‘트럼프 드림’을 실현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제조업 고용은 1979년 약 2000만으로 정점을 찍은 뒤 장기간에 걸쳐 감소, 최근 1230만까지 떨어졌다. 36년 사이 약 40%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이와 함께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자진해서 일자리를 떠난 제조업 근로자가 15만7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8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제조업 고용 위축이 단순히 주요 기업들의 생산 설비 해외 이전이나 감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생산직 일자리에 대한 근로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진 것도 한몫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개월 사이 제조업계의 자진 퇴사는 170만명으로 감원 규모인 130만명을 크게 웃돌았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파섹 파이낸셜의 제임스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WSJ과 인터뷰에서 “미국 제조업 고용은 1941년 수준으로 후퇴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노동 가능 인구는 현재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지만 제조업 근로자는 오히려 60만명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자는 애플과 포드 등 주요 기업에 해외 제조 부문을 미국으로 옮겨 올 것을 종용하고 있고, 인력을 해외로 이전할 경우 대규모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은 다르다. 생산 라인의 자동화가 이미 깊이 뿌리내렸고, 산업용 로봇의 도입이 앞으로 점차 가속화되면서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밖에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크게 낙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2년간 성장률이 2.4%로, 대통령 선거 이전 수준인 2.1%에서 완만하게 개선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