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트럼프 랠리에 따라 불어나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대통령 선거 이후 다우존스 지수가 7일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블루칩과 대형주부터 소형주까지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결과다.
대선 이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성적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
소위 트럼프 트레이딩에 대한 월가의 경고가 끊이지 않지만 투자자들의 주가 전망은 지극히 낙관적이다. 개미 투자자들의 내년 주가 상승 전망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대선 이후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당선자가 승리할 경우 주가가 10%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월가 전략가들은 할 말을 잃었다.
더그 램지 루톨드 그룹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속도와 규모의 주가 상승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 놓았다.
S&P500 지수의 밸류에이션이 21배에 근접,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기업들은 이익 침체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지만 투자자들은 ‘트럼프와 싸우지 말라’는 대응으로 일관하는 움직임이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자산이 200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주가 상승 열기에 펀드매니저들이 앞다퉈 베팅에 나서면서 지난 10월 5.8%에 달했던 포트폴리오 현금 비중이 최근 5%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미국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은 약 500억달러로 2000년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주가는 고점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4%가 내년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는 24%로 절반 수준을 밑돌았다.
또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 꼴로 내년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2년 1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기록한 3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울러 내년 가계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이 39%로,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 10%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앞질렀다.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 효과에 대한 세간의 기대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수치로 해석된다.
한편 월가 투자은행(IB)은 투자자들에게 경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리스크보다 기대에 ‘올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는 내년까지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 모멘텀이 소진, 주가가 내림세로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