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차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골드만삭스의 개리 콘 사장이 내정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골드만삭스와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차기 내각에 골드만삭스 출신 인물이 3명이나 포진하자, 트럼프의 이해 상충 문제와 과거 발언들이 다시 회자 되고 있다.
◆ 트럼프 재산, 골드만삭스와 연결 '이해상충'
골드만 출신의 행정부 참여는 새로운 이슈는 아니지만 트럼프의 재산이 골드만과 일부 연결돼 있다는 점, 또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골드만과 같은 대형 은행들을 겨냥한 개혁 공약으로 지지를 얻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12일 자 타임(Time) 지는 "골드만삭스와 연관은 대통령이 규제부터 세금에 이르는 문제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갈등을 야기한다"며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임 지는 트럼프의 보유 부동산에 대한 부채가 골드만삭스와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트럼프는 뉴욕에 있는 애비뉴 오브 디 아메리카스(Avenue of the Americas) 1290번지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스트리트(California Street) 55번지에 있는 2개의 빌딩에 대해 각각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전체 순자산 가치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또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의 가장 큰 채무는 애비뉴 오브 아메리카스 1290번지 빌딩의 30% 지분과 연관돼 있었다. 해당 빌딩에 대한 채무 금액은 9억5000만달러이고 트럼프는 이 가운데 30%에 대해 상환 의무를 진다. 그리고 이 빌딩에 대한 복잡한 부채 구조 속에는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차이나가 연관돼 있다고 타임 지는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골드만삭스와 관련된 이해 상충 문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타임지는 분석했다. 부동산 소유에 따른 트럼프의 사업 이익은 은행 요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일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취임 후에도 사업 지분 일부를 계속 보유할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오는 15일 진행하기로 한 이해 충돌 해소 관련 기자 회견도 다음달로 연기한 상태여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 트럼프, '부패한 그룹' 지목한 출신들 대거 인선
재산 문제 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에 대한 모순적 태도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선거 기간 골드만삭스를 부패한 다국적 엘리트의 아이콘으로 묘사하며 미국 노동자 계급을 강탈하는 '글로벌 권력 구조'의 일부라고 맹비난했다. TV 광고에서는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 페인 최고경영자(CEO)를 내세워 비난의 표적으로 삼기도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게는 "골드만삭스가 그를 소유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크루즈 상원의원의 아내는 골드만삭스 근무 경험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경제 팀의 주요 요직에는 월가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들어찰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골드만삭스 출신인 스티브 배넌과 스티브 므누신을 각각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재무장관 자리에 내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보 진영은 콘 사장의 임명은 트럼프의 대중 영합주의적인 캠페인이 공허한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들 말한다"고 전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이를 조작된 경제(rigged economy)라고 부른다. 트럼프의 개리 콘 사장 임명은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