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만에 이룬 감산 합의를 온전하게 이행할 경우 내년 상반기 원유시장이 공급 부족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 안착한 가운데 수급 전망이 추가 상승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보고서를 내고 극심한 공급 과잉으로 유가 폭락을 초래했던 원유 시장이 내년 OPEC과 비회원국의 감산으로 인해 공급 부족으로 급반전을 이룰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산유국들이 감산을 본격 단행할 때 앞으로 6개월 사이 원유 재고가 하루 60만배럴씩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2017년 말까지 재고 물량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종전 예상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OPEC이 지난달 말 회의에서 8년만에 하루 120만배럴의 감산 합의를 이룬 데 이어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도 하루 약 60만배럴의 감산에 동참하기로 한 데 따른 결과다.
국제 유가는 지난달 OPEC의 감산 합의 이후 17% 가량 급등했다. 이번 전망대로 내년 상반기 원유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유가의 추가 예상이 강하게 점쳐진다.
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당초 원유 수급 공급이 이뤄지는 시기가 2017년 말로 예상됐으나 OPEC의 감산 합의에 따라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며 “OPEC과 비회원 산유국들이 합의 내용을 즉각적이고 온전하게 이행할 경우 내년 상반기 원유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IEA는 이미 공급 과잉이 해소되는 신호가 포착됐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의 원유 및 정제유 재고 물량이 5년 평균치보다 300만 배럴 웃돌고 있지만 지난 10월 기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이는 2011년 이후 최장기라는 얘기다.
앞으로 러시아의 내년 산유량이 기존 전망치보다 하루 14만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IEA는 예상했다. 올해 4분기 하루 1160만배럴 기록한 산유량이 내년 상반기 1130만배럴로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감산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그 밖에 다수의 변수가 원유 수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
BNP 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원유 시장이 실제로 공급 부족 현상을 빚을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감산 이외에 다수의 변수들이 맞아떨어져야 현실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