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시내면세점 3차 특허대전이 마무리됐지만 특허권을 따낸 업체들에게 남겨진 숙제가 만만치 않다.
서울 시내에만 13개에 이르는 시내면세점이 위치해 경쟁이 더욱 과열될 수밖에 없어 롯데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일정기간 적자를 감수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면세점의 특허수수료를 최대 20배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 역시 부담이다. 외부 변수로 인해 '큰 손'인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특허 심사 결과 롯데면세점 본점·코엑스점, 신라면세점, 동화면세점, 한화갤러리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아이파크면세점, 두산면세점, SM면세점 등 9개이던 서울지역 시내면세점이 내년에 13개로 늘어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현대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중소중견 몫 탑시티가 특허권을 새로 따냈다.
시내면세점은 정체된 유통업계에서 유일한 성장사업으로 꼽히며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됐지만 이처럼 경쟁이 심화되면서 '레드오션'으로 바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당수 면세점들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규 오픈한 업체들은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를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 누적 매출 1212억원, 영업손실 372억원을 기록 중이다. HDC신라면세점 역시 지난 3분기 누적 매출 2287억원, 영업손실 167억원을 기록했다. SM면세점, 두타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의 경영실적은 더욱 나쁜 상태다.
신규로 문을 열게 된 현대면세점 역시 이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이번에 특허권을 얻어 롯데와 신라에 이은 국내 3위 업체로 발돋음하려 하지만, 당분간 실적 반등에 성공할 지 불투명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현행 매출액 대비 0.05%인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을 매출액 규모별 0.1~1.0%로, 최대 20배 인상하는 안을 내놨다. 적자기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특히 사업의 안정성 측면에서 업계가 기대했던 특허기한 연장을 제외한 채 특허수수료율 인상만 추진되면서 업계 속앓이가 커지고 있다.
더 큰 불안요인은 면세점의 최대 고객인 요우커들이 지금처럼 국내를 찾아올 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당국이 이른바 '한류 금지령' 등 반발 의도가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여러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꺾인 상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전년대비 258% 늘어난 약 92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의 우리나라를 방문했지만, 지난 10월에는 4.7% 늘어난 68만명이 방문하는데 그쳤다.
국내 면세점 매출 60%가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오는데다, 개별 면세업체가 이같은 외부 변수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의 경쟁이 심화되고 외부 불안 요인도 있어 일부 도태되는 업체가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번 특허전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업체가 특허권을 따 냈기 때문에 경쟁 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