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준공 후 미분양 단지들이 대폭 할인에 나섰지만 할인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 당시 책정했던 분양가가 워낙 높아 반값 할인에도 주변 단지보다 아파트 가격이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라서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임광토건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임광 크레던스’ 전용면적 163㎡ 미분양물량을 50% 할인한 4억9000만원에 새로 팔고 있다.
당초 이 주택형의 분양가는 9억8400만원 책정됐지만 고분양가 논란으로 대거 미분양됐다.
임광 크레던스는 지난 2008년 상반기 분양한뒤 2010년부터는 입주를 시작했다. 총 554가구로 최초 분양한지 6년이 지났지만 당시 분양가는 지금 아파트 가격을 훨씬 넘어선다.
주변에 있는 ‘어정역 동백아이파크’ 전용면적 149㎡(4억5000만원)와 시세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007년 입주했으며 총 544가구로 임광 크레던스와 규모도 비슷하다. 하지만 브랜드와 입지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단지는 현대산업개발이 지었으며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또 동백지구 내 있어 편의시설 같은 생활 인프라 측면에선 단독 개발된 임광 크레던스 보다 낫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또 주변에 있는 지석마을 진흥더루벤스 2차’와도 시세가 비슷하다. 851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 전용면적 133㎡는 3억5000만~3억9000만원 선이다. 바로 옆 '수원동마을쌍용2·3단지' 2385가구와 합하면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어 나홀로 아파트인 임광 크레던스와 비교된다.
단위 면적당 매맷값을 환산한 아파트 값은 임광크레던스와 어정역 동백아이파크는 3.3㎡당 각각 1000만원, 지석마을 진흥더루벤스 2차는 925만원 수준이다. 50% 할인을 적용했지만 주변 단지와 시세가 비슷해 크게 할인 효과를 느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마곡지구 주변인 강서구 화곡동에도 미분양 물량인 ‘강서그랜드아이파크’ 잔여 가구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 역시 할인한 아파트 값이 주변 최고 시세와 비슷해 할인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서그랜드아이파크는 면적별로 할인율을 다르게 책정했다. 할인율은 32~44%로 전용면적이 클수록 할인폭이 크다.
전용면적 139㎡는 분양가 8억6084만원에서 32% 할인한 5억7660만원에 살 수 있다. 전용면적 185㎡는 분양가 12억6617만원에서 42% 가량 할인된 7억4000만원, 224㎡는 15억7360만원에서 44% 할인된 9억원선이다.
이 단지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다. 지난 2008년 최초 분양했으며 2010년 입주했다. 규모는 159가구로 소규모 단지다. 입주한지 6년이 지난 지금 일부 가구는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미분양 가구에 한해 할인을 적용해 아파트를 팔고 있지만 여전히 아파트 값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변에 있는 ‘태진아름아파트’와 시세가 비슷하다. 전용면적 121㎡가 5억원 선이다. 이 단지는 지난 1995년에 준공했으며 221가구로 구성됐다. 지은지는 오래됐지만 9호선 등촌역과 가까워 수요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단지다.
강서 그랜드아이파크 주변에 있는 ‘우장산 한화꿈에그린’과도 비슷한 시세다. 전용면적 120㎡의 매맷값은 5억원 선이다. 이 단지는 지난 2004년에 입주를 시작했으며 187가구로 구성됐다.
주변에 비교할만한 대형 면적 아파트가 드물어 단순 비교는 힘들다. 따라서 이들 단지를 단위면적당 환산해 가격을 비교하면 강서그랜드아이파크의 매맷값이 3.3㎡당 10만원 가량 비싸다.
문제는 많게는 절반의 할인율을 적용하고도 기존 아파트 보다 비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큰 할인폭을 제시하고도 할인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해당 아파트를 구매할 때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지난 2008년 분양했을 당시는 대체로 부동산 가격이 정고점이었다”며 “절반을 할인해도 지금 아파트 가격 수준인 곳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때문에 주변 사정을 잘 모르는 수요자들은 할인율만 보고 싸다고 생각해 계약에 나설 수 있다”며 “특히 앞으로는 대출 강화, 금리인상 등으로 주택 시장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커 주택 구매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