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사실상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선 것으로 평가 받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고, 전례 없는 통화완화 정책을 장기간 지속했다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다.
유로화 <사진=블룸버그> |
22일(현지시각)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ECB 정책자들이 금리인상을 더 이상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CB 정책에 대해 강력한 비판자로 통하는 바이트만 총재는 이날 독일 경제 주간지Wirtschaftwoche와 인터뷰에서 유럽 주요국의 부적절한 재정정책으로 인해 금리인상이 적절한 시기에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ECB의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단행해야 하는 시점에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로 유지하는 한편 지난 20개월에 걸쳐 1조유로를 웃도는 채권을 사들였다.
이는 유로존 경제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하는 한편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 실물경기를 개선시키겠다는 복안이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뚜렷한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럽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율 기준으로 0.6% 상승했다.
이는 ECB 정책자들이 목표하는 2.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벗어났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바이트만 총재는 앞으로 1~2년간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금융시장 여건이나 주가 및 금리 움직임에 휘둘리지 않고 물가를 통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ECB의 자산 매입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하는 데 반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치솟을 가능성이 열린 데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오히려 ECB를 무기력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바이트만 총재의 ‘매파’ 발언은 대다수의 ECB 정책자들과 상반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를 포함한 정책자들은 여전히 통화정책 정상화에 지극히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