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SM그룹이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대금을 기존 370억원에서 100억원 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법인 등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한 대규모 우발채무 영향으로 보인다.
<사진=한진해운> |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한진해운과 본계약을 체결한 후 진행한 실사에서 약 1000억원 규모의 우발채무를 확인한 뒤 인수대금을 놓고 재협상에 돌입했다.
우발채무는 중국 채권자 측이 중국법인에 가압류 형식으로 권리를 행사하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우발채권과 관련해 중국 현지 법인은 예정대로 청산하고 인수가액에서 100억원 할인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SM그룹은 370억원에 한진해운 아시아~미주노선 영업권을 인수하기로 하고 'SM상선' 출범 준비를 해왔다. 약 300명의 한진해운 육상직원을 흡수하면서 조직개편도 실시한 상태다. 그러나 뒤늦게 우발채무가 확인되면서 SM그룹은 법원에 문제를 제기했다.
법원이 SM그룹측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문제의 핵심으로 거론된 중국법인은 청산 후 신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채무 규모가 크기 때문에 법정관리를 보낸 뒤 신규로 설립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미주노선 영업의 핵심인 해외 법인 인수를 재검토하면서 자칫 인수가 불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SM그룹은 내달 3일 주주총회가 예정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결정짓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SM그룹 관계자는 "중국법인 우발채무로 발생된 건으로, 인수가액 조정과 해외법인 인수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이 협의되고 있으나 아직 청산과 신설법인 협의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김용완 대한해운 부회장은 지난 16일 한진해운 인수 포기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다른 분들의 '혹시 잘할 수 있겠느냐' 하는 시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는 출범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예정대로 3월에 정식 출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1월 5일 예정인 잔금 납부도 무리 없이 치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SM그룹은 올해 초 매물로 나온 SPP조선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우발채무와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등의 문제로 최종 불발됐다. 이후 SPP조선은 인력 구조조정으로 재매각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인수자가 나오지 않은 채 잔여 일감이 떨어지면서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