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이지현 기자] 현대·기아자동차 실적 부진에 그룹 인사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계열사 인사까지 뒤숭숭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주요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은 최근 소매 및 법인 등의 영업부문 본부장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업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이달 중순에 교체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캐피탈 쪽은 본부장급의 교체 시기가 빠른 편이긴 한데, 이번엔 더 빨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에는 해외사업부분 임원을 바클레이즈에서 영입하는 등 쇄신 움직임을 보였다”며 “현대·기아차의 비상경영 분위기에 캐피탈 외에도 다른 계열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측은 “영업본부장은 계약 임원급(상무 등)은 아니고 부장·실장급 정도”라며 “A지역에서 B지역으로 이동하는 로테이션은 있었어도 크게 교체되거나 하는 인사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임원 인사를 앞두고 실무자급이 이동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선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 탓으로 보고 있다. 특히 캐피탈 사업이 내수 판매와 직접 연결된 만큼, 선제적 교체 인사라는 시각이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인 곽진 부사장이 물러나 자문으로 위촉됐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경제 위기와 장기 파업 등에 따른 내수 판매 감소 등으로 3분기 5.4% 감소한 22조937억원의 매출과 29.0% 감소한 1조6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3.1% 감소한 12조6988억원의 매출과 22.5% 감소한 52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계열사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위아의 3분기 매출은 1조7440억원, 영업이익 6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 42.7% 떨어졌다. 또 금융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12.6%, 23.8% 하락했고, 현대캐피탈은 영업이익은 58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9.4% 줄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올해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이익이 10% 정도 줄어들었다”며 “현대차가 목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체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밖에도 1차 협력업체들도 임원자리를 줄이고, 영업 인사 영입을 강화하며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며 “현대·기아차가 소폭 승진과 비상경영이 예상되는 만큼, 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연말 예정된 그룹 인사를 내년 1~2월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한 관계자는 “인사 연기를 검토 중인데, 현실적으로 이달 안에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사진=현대기아차> |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이지현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