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권 출마를 선언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의 행정에는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박원순 시장은 2일 아침 8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심이 섰습니다!'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을 통해 박 시장은 "지금 대한민국이 거듭나려면 '유능한 혁신가'가 필요하다"며 "온 국민이 대한민국의 총체적 개혁을 요구하는 시점에 평생을 혁신과 공공의 삶을 살아온 저는 시대적 요구에 따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의 거대한 전환, 대혁신을 기필코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뉴스핌 DB> |
박 시장은 최근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에서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라는 시국 토론회를 여는가 하면 광주·순천 등 호남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이같은 행보에 정치권에서는 조만간 대권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고 평가해 왔다.
그의 이같은 행보는 이미 예견된 바 있지만 서울시 행정에는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정치권이나 법조계 예상대로 3월 안에 결판날 경우 늦어도 5월까지는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 탄핵 인용으로 박 시장이 시장직을 내놓고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돌입할 경우 시민들은 오는 4월 예정된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을 새롭게 뽑아야 할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법 제35조 4항에 따라 대통령 궐위 시 선거는 '보궐선거'로 지자체장이 선거 30일 전에 사퇴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박 시장은 사퇴없이 시 행정과 대권 행보를 9월까지 함께 이어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90일 이전에만 사퇴하면 되고 경선 출마와 관련해선 특별히 제재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시장직을 유지한 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두 행보를 함께 이어갈 경우 행정 공백에 대한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 등을 통해 박 시장이 임기를 끝까지 채울 가능성도 있다. 그의 임기는 오는 2018년 6월까지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중앙정부와 재협상을 이어갈 '청년수당'부터 '서울형 청년 뉴딜일자리' 정책, '청년주택' 확대 등 민생과 복지를 위한 정책 등 서울시가 새롭게 추진하는 정책들이 상당수다. 시정 공백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2017년 서울시 예산(안) 발표와 함께 "유례없는 혼란과 불안한 시국에 시민들의 민생과 안전을 챙기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며 "시민들이 국정 불안을 호소하는 가운데 시민과 함께 위대한 서울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올해 예산안은 29조650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7.8% 가량 늘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