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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스크’ KT, 신사업 수정 우려에 '애타네'

기사등록 : 2017-01-0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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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새해전략] 황창규 5대 신사업 ‘흔들’
교체시 탈(脫)통신 사업 수정 불가피...독립적 지배구조 필요

[뉴스핌=정광연 기자] 정유년 새해를 맞아 5대 융합신사업을 본격 육성키로 한 KT(회장 황창규)가 최고경영자(CEO) 교체 리스크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5G와 기가인터넷 등 주력 사업과 달리 신사업의 경우 CEO 교체 여부에 따라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적이 아닌 정치적 외압으로 경영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어 독립적 지배구조 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회사측에 따르면 KT의 새해전략은 5G·기가인터넷 주력과 ▲스마트 에너지 ▲통합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 관제 등 ‘5대 융합신사업’ 육성으로 나뉜다.

지난해 KT는 글로벌 표준규격을 주도하는 등 5G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소 5G 시점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해 ‘R&D(연구개발) 센터’와 ‘평창 센터’를 개소하며 발빠른 행보를 취했다. 기가인터넷 역시 출시 11개월만에 가입자 200만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5대 융합신사업의 경우,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하지만 5G 및 사물인터넷 인프라 확산을 기반으로 올해부터 본격 육성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황창규 회장이 취임직후 5대 융합신사업을 통해 오는 2020년 매출 5조원, 글로벌 매출 2조원 달성을 공언한 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변수는 ‘CEO 교체 리스크’다. 특히 경영자로서 좋은 성과를 거뒀음에도 정치적 변수로 인해 황 회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 1월 취임한 황 회장은 그해 기록한 4066억원의 적자를 불과 1년만에 1조2929억원 흑자로 반전시키며 경영 정상화을 주도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22조5000억원, 영업이익 1조47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충분한 연임 자격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황 회장의 연임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정치권 외압에 따른 반강제적 CEO 교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여부를 떠나 민영화 이후에도 KT는 그동안 정권의 의지에 따라 CEO가 교체, 선임된 경우가 빈번했다.

업계 전문가는 “이런 상황이라면 KT는 영원히 정치권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임한 인물이라는 이유로 황 회장의 입지가 흔들리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정치적 인사 개입을 차단하고 경영 성과만으로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르재단 11억원, K스포츠재단 7억원을 출연하며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KT측은 10억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이사회 규정(8조1항14)을 준수했으며 선의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연임여부와는 별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KT는 회사 정관(제32조3항)에 의거, 1월 중 CEO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를 구성해야 한다. 추천위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추천위가 후보를 추천하면 3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회장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1월중에는 황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

현재 KT가 주력하고 있는 5G와 기가인터넷은 통신사 본업이라는 점에서 CEO 교체 여부와는 상관없이 지속 추진될 전망이다. 반면 신사업의 경우 CEO 교체로 인해 새로운 전략이 수립될 경우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탈(脫)통신을 통한 수익 다각화가 시급한 KT 입장에서는 신사업 전략 변동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KT 관계자는 “정치적 외압에 자주 흔들리다보니 내부에서는 정권 임기와 CEO 임기를 맞춰야 하는거 아니냐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며 “신사업은 중장기 전략으로 오랜 준비와 작업이 필요하다. 외부 변수로 경영진이 교체되면 당연히 기업의 미래도 불안해진다. KT가 독립적으로 CEO를 선임하고 사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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