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자가 마침내 대중 앞에 선다.
일반적으로 선거 이후 수일 이내에 공식 기자회견을 가지는 역대 대통령과 달리 지난해 11월 선거 이후 트위터를 통해 목소리를 내는 ‘비전통적’ 행보를 취했던 트럼프 당선자가 오는 11일(현지시각) 선거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것.
선거 기간 과격하고 직설적인 언행으로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공식 취임을 앞둔 자리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
3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 연설 이튿날 공식 기자회견을 갖기로 잠정 결정했다.
선거 이후 애플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기업들과 수 차례 회동했고, 트위터에서 기업 경영부터 북한에 대한 입장까지 다방면에 걸쳐 목소리를 냈지만 공식적으로 대중 앞에 서는 것은 이번 회견이 처음인 셈이다.
켈리언 콘웨이 백악관 고문 내정자는 “오는 11일 트럼프 당선자가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고 밝혔다.
대선 직후 트럼프 당선자는 12월 중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지만 지난 달 12일 이를 취소했다. 그는 바쁜 일정을 이유로 들어 일정을 연기한 뒤 어떤 추가 행보를 취하지 않자 백악관을 출입하는 일부 기자들은 그가 공식 취임 전 회견을 갖지 않을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또 대선 기간 미디어 업계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을 쏟아냈던 행위의 연장선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언론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당선자의 공식 기자회견은 일반적으로 수천만 대중이 시청할 만큼 세간의 관심이 뜨거울 뿐 아니라 효율적인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당선자의 공식 발언과 함께 기자들의 질의로 구성되는 회견은 굵직한 정책 사안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자는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혔다. 무엇보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재정 확대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와 전혀 다른 형태의 밑그림을 제시해 뉴욕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그의 공약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은 동시에 이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하려는 욕구도 상당하다.
국내외 언론과 대중은 세금 인하부터 이민법까지 대선 기간 제시했던 공약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부터 채권, 달러 등 주요 자산이 대선 이후 크게 들썩인 가운데 굵직한 사안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은 투자자 심리와 금융시장 향방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가 트럼프 당선자라는 데 투자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이번 기자회견에 대한 관심이 과거 대선 당시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시카고에서 고별 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