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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실적, 금융 '맑음' 산업재 '흐림'

기사등록 : 2017-01-0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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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2017년을 앞두고 랠리를 펼친 뉴욕 증시에서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랠리가 표면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親)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에 기인했지만 결국 기업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증시를 띄웠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금융업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 대표 선수다. 반면 산업재의 경우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각)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이익은 3.2%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기업이익은 11%, 2분기에는 9.1%의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 3분기(7~9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이익은 한 해보다 3.1%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첫 증가세다. 기업 이익의 증가세는 미국 경제 성장 속도 회복과도 맥을 같이 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2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 이익의 증가세가 최근 증시 강세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2016년 S&P500지수는 9.5% 랠리를 펼쳐 2014년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유니베스트 자산운용의 톰 캐시디 수석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장기적으로 주식을 이끄는 것은 기업실적"이라며 "내년 하반기까지 (트럼프의) 정책이 실제로 이행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실적이 개선된다면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이행과 관계없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금융주 '방긋', 산업주 '우울'

전문가들은 금융업의 실적을 낙관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트럼프 당선인도 금융업에 대한 규제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P500지수에 편입된 금융주는 지난해 20%나 랠리를 펼쳤고 S&P500 편입 기업의 실적 개선에서도 절반을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팩트셋에 따르면 금융주의 3분기 이익은 1년 전보다 8% 증가했다. JP모간체이스와 시티그룹,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의 주당 순이익은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를 여유롭게 웃돌았다.

특히 JP모간 등 주요 은행들은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개선을 보여줬다. 최근 몇 년간 유지된 초저금리 정책은 은행들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주요 요인이었지만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실적은 호전되고 있다. 시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은 지난 12월 초 4분기에도 트레이딩 부문이 두 자릿수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했다.

반면 산업재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7% 상승한 S&P500지수 편입 산업재 기업들의 이익은 4분기 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장비 기업 캐터필러(Caterpillar)는 4분기 주당 순익이 66센트로 1.02달러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이 회사는 연간 기준 순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2017년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 강세 '복병', 낮은 생산성 개선도 긴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야기할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 실적에 하방 요인이 될 전망이다.

달러 강세는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키우는 요소지만 미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팩트셋에 따르면 약 31%의 S&P500 기업 매출이 해외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들의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트럼프 시대에 기업 이익이 성장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스트래티가스(Strategas)의 제이슨 트레너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미국 경제 전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개선됐지만 부진한 생산성 성장률이 기업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심리 개선이 성장을 촉진하고 새 정부의 친기업적 정책으로 기업들이 확장을 즐길 수 있겠지만 최근 몇 년간 부재했던 생산성의 향상이 없이는 기업 이익 증가세가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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