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정부가 올해 수출 목표를 2.9% 늘어난 5100억달러로 잡았지만 '무역 1조달러 달성'은 올해도 어려울 전망이다.
주력산업의 수출 회복과 수출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3년 만에 수출을 반등시키겠다는 각오지만, 무역 1조달러 회복은 버거워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2017년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 수출 5268억 달러와 수입 4365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보고했다. 연내 글로벌 매출 1조원 브랜드 5개를 창출하고, 서비스산업 등의 해외진출을 적극 유도해 3년만에 수출을 플러스로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다.
◆ 멀어진 무역규모 1조 달러…저유가에 '발목'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무역 규모 1조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수출 5500억 달러 이상과 수입 5000억 달러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온 것이다.
그러다 2015년 국제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수출과 수입이 함께 급감하면서 2년째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하지 못했다(그래프 참고).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산업부는 무역 규모 1조 달러 회복은 어렵다고 보고, 수출 50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만 밝혀왔지만 지난해 이마저도 무산됐다. 매번 신산업 성장과 중소·중견기업 수출 확대 등 밝혀온 정책은 규모와 지원 프로그램 내용만 달라졌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치 못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현 산업의 확대보다는 수출 경쟁력이 무한대로 평가되는 스타트업 활성화 등을 위한 정책을 펴야한다고 지적해왔지만, 산업부는 성과가 기대되는 대기업 위주 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만기 1차관은 산업부 기자실에서 가진 정책 브리핑에서 사실상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만기 1차관은 "중소·중견기업은 정부의 혜택을 받으려고 스스로 규모를 줄이는 피터펜 증후군을 지니고 있다"면서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떠나 경쟁력 있는 회사를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선진국은 10조원 스타트업 '데카콘' 등장하는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OECD국가에서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유니콘이라 불리는 스타트업 기업이 너무 많아지자, 매출 10조원 스타트업 기업을 칭하는 데카콘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교역이 줄어드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 정부의 정책은 단기성과에만 급급하다보니, 대기업 위주로 집중돼 사실상 미래 경쟁력은 물론 교역 경쟁력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단어 표현으로 성과만 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올해 내놓은 수출 및 수입 목표를 보면, 3년만에 플러스 전환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는 3년전(2014년)보다 못한 규모다.
아울러 정부는 목표치를 제대로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월 산업부는 2016년 전망으로 수출 5382억달러, 수입 4482억달러를 자신했지만, 수출 4955억달러와 4057억 달러에 그쳤다.
정부의 정책 판단과 전망 등에서 미스매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책관련 연구소 전문위원은 "세계적으로 수출과 수입 등에서 특정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 국가는 드물다"면서 "미국과 중국 등에서의 매출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은 대게 2~3년만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들은 미래 국가적인 경쟁력이다. 우리 정부는 2~3년조차도 기다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중요하지만, 미래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3년후에는 교역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교역이 마이너스를 그리고 있는 등 우리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무역규모 1조 달러 달성은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