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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연초부터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화려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가파른 인기는 위안화 약세를 우려한 중국인들의 매수 행렬이 견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데이터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비트코인은 1141.16달러까지 오르며 2013년 1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1137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6.9%가 뛰었고, 올 초 대비 상승세는 벌써 15%로 확대됐다.
비트코인은 올해 거래 첫날부터 1000달러를 웃돌며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네 자릿수 가격을 기록했다.
지난해 다소 주춤하던 온라인 가상통화 비트코인은 작년 여름 후반부터 본격 상승 흐름을 탔는데 작년 9월 이후 현재까지 가격은 무려 90%가 뛰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5일 아시아 오전 거래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서는 다소 후퇴한 1131.17달러 부근에 거래됐다.
◆ 금보다 뜨는 ‘안전자산’
<사진=바이두(百度)> |
지난 2013년 투기세력이 몰리며 상승세를 탔던 것과 달리 최근 비트코인 인기에는 믿을 수 있는 안전 자산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중국과 인도, 베네수엘라, 유럽,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자본 및 환율 방어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와 맞물려 비트코인이 대체 투자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성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3%라는 연간 상승률을 기록해 2년 연속 통화 수익률 1위 기록을 남기는 등 외환이나 주식, 상품보다 더 월등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세금이나 환전 수수료 같은 부담이 없고, 거래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도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다.
비트코인 거래소 BTCC 공동 창립자 바비 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통화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과거 금을 선호했듯이 이제는 비트코인으로 몰리고 있다”며 “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시간과 장소에 관계 없이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 ‘큰 손’은 중국
비트코인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큰 손들은 다름 아닌 중국인들이다. 작년부터 비트코인 거래의 상당 부분은 위안화로 결제되고 있다.
최근 5년 비트코인 거래량 추이 <자료=Bitconity.org> |
비즈니스 인사이더(BI)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첫 거래 하루 동안 500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위안화로 결제됐으며 금액으로는 38억달러 정도다. 같은 기간 달러로 결제된 비트코인 수는 5만3000개에 불과하다.
중국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급격한 위안화 약세와 엄격해진 외환 관리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개인들이 달러 매입 규모가 연간 한도인 5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매입 목적과 기간 등을 서류로 제출토록 했다.
위안화 가치는 꾸준한 자금 유출 때문에 계속해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8% 정도가 축소됐고, 자금 유출로 인해 위안화 가치는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속도를 높이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 당국의 개입이 없이는 위안화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5일 중국 당국은 위안화 가치를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끌어 올리며 위안화 약세에 제동을 걸었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1% 내린 달러당 6.9307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달 6일 0.43% 절상한 뒤 한 달 만에 첫 절상 움직임이다. 이날 역외시장 초반 달러/위안은 6.9848위안까지 하락하며 1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